미 제재 경고 불구 '노드 스트림 2' 가스관 공사 강행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육로를 거치지 않고 바다(발트 해)를 통해 독일로 직접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노드 스트림 2'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가 미국과 일부 서유럽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독일 역내 건설에 착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 보도했다.
이미 건설된 해저 가스관에 추가로 가스관을 건설하는 노드 스트림 2는 그동안 서유럽에 대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주공급로였던 우크라이나를 공급로에서 사실상 배제하는 것으로 유럽과 미국, 러시아 간 지정학적인 쟁점이 돼왔다.
서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가스 직접 공급 및 영향력 확대를 우려해온 미국이 프로젝트에 반대하면서 독일과의 관계가 소원해졌고 대러시아 정책을 둘러싸고 유럽국들 간 분열도 심화했다.
미국은 특히 노드 스트림 2가 가스 공급확대보다는 우크라이나를 배제하는 데 주목적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에너지 의존도 심화를 경고하면서 아제르바이잔과 지중해,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우크라이나 내 자원 개발 등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독일 정부의 지지 하에 러시아 국영 가스 기업 가스프롬이 추진하는 노드 스트림 프로젝트는 상당수 유럽국으로부터 반대에 직면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95억 유로(약 12조 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를 지지하고 있는 5개 유럽 에너지업체에 제재를 경고하고 있다.
가스프롬의 최고경영자 알렉세이 밀러는 "가스프롬의 유럽에 대한 가장 중요한 수출프로젝트인 노드 스트림 2의 이행이 지속할 것"이라면서 "노드 스트림 2의 가스관을 설치하기 위한 예비작업이 이미 독일 영해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노드 스트림 2 측은 독일 영해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작업이 '준비적' 인 것이라면서 현재 허가를 받은 4개국에서 준비작업이 진행 중이며 심해 가스관 설치작업은 향후 수주일 내로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드 스트림 2 공사 강행으로 이를 지지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한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발트 해 연안국들의 비판이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
전장 1천200km의 노드 스트림 2 프로젝트는 독일 외에 핀란드와 스웨덴이 자국 영토 통과를 허용하고 있으나 덴마크는 영해 통과 결정을 보류 중이다.
러시아와 독일 등은 미국의 제재 경고에 국제법 위반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나 한편으로 노드 스트림 개통 후에도 우크라이나 통과 가스공급을 보장하는 등 타협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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