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유도 안창림, 73㎏ 은메달…천적 오노에 연장석패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무릎
(자카르타=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유도 남자 73㎏급 간판 안창림(남양주시청·세계랭킹 7위)이 '천적' 일본 오노 쇼헤이(44위)를 상대로 복수전에 나섰지만, 혈투 끝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창림은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유도 남자 73㎏급 결승에서 정규시간 4분과 연장전 7분 9초를 합해 무려 11분 9초 동안 진행된 '혈투'에서 골든 스코어 절반패로 무릎을 꿇었다.
그야말로 혈투였다.
안창림은 경기 초반 치열한 잡기 싸움을 펼치다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기고 특기인 업어치기를 연이어 시도했다. 그러나 오노가 잘 버텨 스코어로 인정받지 못했다.
승부는 쉽게 갈리지 않았다.
안창림은 정규시간 종료 32초 전 메치기로 상대 선수를 넘어뜨렸는데 점수로 인정받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정규시간 4분 동안 승부를 보지 못한 안창림은 연장전에서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계속 업어치기를 시도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오노는 연장전 2분 30초에 특기인 다리 기술을 시도했는데, 안창림이 잘 버티면서 경기를 내주지 않았다.
체력이 떨어져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지 못한 두 선수는 지도(반칙)를 하나씩 받았고, 연장전 3분 48초엔 오노가 지도를 한 개 추가로 더 받았다.
지도 3개를 받으면 반칙패를 하는 상황이라 안창림이 유리해졌다.
안창림은 연장전 5분 5초에 다시 다리에 걸렸지만 넘어지지 않고 잘 버텼다. 안창림은 이때 지도를 한 개 받아 두 선수 모두 지도패 위기에 몰렸다.
두 선수 모두 제대로 서 있지 못할 만큼 체력이 떨어졌다.
안창림은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 상대를 공략했고, 오노는 잘 버텼다.
승부는 심판진의 판단으로 갈렸다.
오노가 연장전 7분 9초에 다리 걸기 기술을 시도했는데, 안창림은 잘 버텼다.
그런데 심판진이 경기를 멈춘 뒤 절반으로 인정했다. 연장전에선 시간제한 없이 절반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가 승리한다.
석연치 않은 판정에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고, 한국 코치진은 크게 반발했다.
이후 열릴 예정이었던 메달세리머니가 수 분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안창림은 이날 경기 전까지 국제대회에서 오노와 4번 만나 모두 패했다.
그가 압도적으로 열세를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오노가 유일하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노를 넘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다.
경기 영상을 매일 밤 돌려보며 신기술을 익혔고, 맞춤형 전술을 준비하기도 했다.
안창림은 일본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생활한 재일동포 3세다.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아 일본 대표팀으로부터 귀화 요청을 받았지만, 그는 이를 거절하고 2014년 한국으로 건너와 태극마크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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