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압박감' 우울증 60대, 아내·딸 살인미수 집행유예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생계에 대한 압박감으로 우울증을 겪다 아내와 딸을 흉기로 살해하려 한 6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졌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69) 씨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올해 2월 7일 서울 은평구 자택에서 잠을 자던 아내를 흉기로 찌르고 아내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딸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다.
2001년부터 콜밴 영업을 한 A씨는 올해 1월 기존 차를 교체한 뒤 차 구매비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새 차가 너무 크고 조작이 어려워 운전 미숙으로 영업이 곤란해지자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지는 것에 대한 걱정과 강박감으로 우울·불안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범행 당일 오전에는 아내와 함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방문해 공황장애 등 진단을 받고 항우울제와 항불안제 처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살인 행위는 이유를 불문하고 절대 용인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시인하면서 잘못을 뉘우치는 점, 주요우울장애로 인해 정신상태가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범행에 이른 점 등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이 앞으로 치료를 받을 것은 굳게 다짐하는 점, 피해자들을 포함한 피고인 가족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선처를 탄원한 점 등도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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