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게스트에 "개쓰레기·요주의" 표기 논란
영화제 "직원 교육자료…하면 안 되는 예시 보여준 것"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국제영화제가 초대 게스트를 '개쓰레기', '심각할 정도로 디맨딩 함' 등으로 표기한 자료가 인터넷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영화제 측은 자료 제작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직원들에게 입력이 안 되는 예시를 보여주기 위해 만든 자료"라면서 "맥락과 관계없이 악의적으로 유포되었고, 실제 인물관리 방식과 전혀 관계없다"고 해명했다.
30일 인터넷 한 사이트에는 '부산국제영화제 2018 초청담당자 전체 교육'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공개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문서는 영화제 측이 내부 직원 교육을 위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17쪽의 프레젠테이션 자료다.
이 문서를 공개한 인터넷 게시글에는 "작년처럼 상영작 목록이 유출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걸고 홈피를 서핑하다가 문서에 다다르게 됐다"면서 "영화제 측에서 얼마나 게스트들을 매너 없게 관리하는지 알 수 있었다. 도대체 왜 이런 저질 문서를 외부인까지 열람할 수 있는 곳에 업로드 했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글쓴이는 자료의 입수 경로도 밝히고 있는데, 해당 경로를 따라가 보니 영화제 영문 홈페이지와 연결된 클라우드 저장소에서 실제로 동일한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문서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마지막 3장이다.
영화제 직원이 쓰는 통합업무관리시스템의 인명 DB를 캡처한 듯한 사진이 실려 있는데 한 시네마사의 외국인 라이터 W씨의 한글 이름란에 '개쓰레기'라고 표기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해당 인물의 부가정보란에는 '2014년 폐막식 개난동, 보이면 빠말때기 싸대기'라고 적어놓았다.
다음 장에서는 루마니아 국적의 한 투자사 직원의 인물 DB를 캡처한 사진이 있는데 부가정보란에 '심각할 정도로 디멘딩함(주의)'이라고 적혀있고, '17 참가자로 와서 개막식 티켓 달라서 당일에 생떼를 써서 결국 좌석 내주고 레드카펫도 밟음(요주의 인물)'이라고 표시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이름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영화제와 관련 있는 실제 인물임을 확인할 수 있다.
문서 맨 마지막 장에는 한국 배우의 사진과 함께 '진상 게스트 아웃'이라고 적어 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영화제 측은 해당 문서가 영화제가 만든 것은 맞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내부 직원 교육을 위한 것으로, 교육생에게 인물 DB란에 입력해서는 안 될 예시를 보여주는 자료일 뿐이라며 해명하고 있다.
영화제 측은 "이렇게 쓰면 안 된다고 말하기 위한 자료인데 이런 설명이 없이 누군가 악의적으로 유포한 것 같다"면서 "클라우드 저장소에는 누구든 자료를 올릴 수 있는데 악의적인 목적에서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된 분들께는 죄송한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 동안 약 70개국 300여편의 영화와 1만여명의 게스트를 초청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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