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운명의 축구 한일 결승전…'상기해야 할 2016년 역전패의 교훈'
2016년 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2골 앞서다 2-3 역전패…'방심은 금물'
김학범 감독 "마지막까지 정신력을 놓지 않겠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한 번도 쉬운 경기 없이 어려운 팀들을 꺾고 올라오면서 탈진 상태까지 갔다. 마지막까지 정신력을 놓지 않겠다."
김학범 한국 U-23 축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 29일 베트남을 준결승에서 꺾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 진출에 성공하고 나서 '정신력'을 강조했다. 방심이 불러온 따끔한 결과의 고달픔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껴서다.
태극전사들은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선수는 물론 사령탑까지 실수했다.
1차전에서 6-0 승리의 기쁨에 도취해 선수들은 2차전 상대인 말레이시아에 방심했고, 감독도 1차전에 나섰던 선수 가운데 6명이나 바꿔 2차전에 나서 중원 조직력이 흔들리며 1-2로 패하는 '반둥 참사'를 겪었다.
패배의 영향은 컸다. 승자승 원칙을 먼저 따지는 대회 규정 때문에 한국은 2승1패로 말레이시아와 동률을 이뤘지만 조2위에 그쳐 '가시밭길'로 가야 했다.
16강과 8강까지 모두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란(2-0승)과 우즈베키스탄(4-3승)을 만나 힘겨운 대결 끝에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랐다.
태극전사들은 준결승에서도 '돌풍의 팀' 베트남과 상대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을 견뎌내고 3-1로 이기면서 힘겹게 결승까지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일본이다. 한국과 일본이 아시안게임 결승 무대에서 만난 것은 역대 처음이다.
한국은 한국시간으로 9월 1일 오후 8시 30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결승에서 맞붙는다.
태극전사들은 대회 2연패와 더불어 '병역혜택'의 달콤한 열매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이 '방심'이다.
일본이 '와일드카드' 없이 21세 이하 선수로만 구성된 만큼 자칫 태극전사들이 자만심을 가지고 경기에 나서면 자칫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일본은 비록 나이는 어려도 특유의 짜임새 있는 조직력으로 상대 수비를 허무는 만큼 최전방부터 골키퍼까지 한 순간도 방심해서는 안된다.
이런 의미에서 김학범호 태극전사들은 지난 2016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일본에 당했던 역전패의 아픔을 다시 한 번 곱씹어야 한다.
당시 한국은 일본과 결승에서 만나 전반에만 2골을 몰아치며 우승을 눈앞에 두는 듯했다.
한국은 후반 21분까지 2-0으로 앞서다 후반 22분 추격골을 허용한 뒤 1분 뒤 동점골까지 내줬다. 당황한 수비진은 더욱 흔들렸고, 후반 36분 역전골까지 내주며 끝내 2-3으로 패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선제골에 도취해 자만이 부른 '도하 참사'였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은 마지막까지 정신력을 강조했고,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감바 오사카)도 후배들에게 "우승 후보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꺾었지만 아직 우리가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며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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