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워터게이트 특종 번스타인도 '조작꾼' 비난

입력 2018-08-30 11:41
트럼프, 워터게이트 특종 번스타인도 '조작꾼' 비난

CNN과 트위터 설전…구글·페이스북도 "불공정" 공박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전직 언론인 칼 번스타인을 '이야기 조작꾼'이라고 비난하며 CNN, 구글 등에 대해서도 좌충우돌 공박을 이어갔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트위터에서 칼 번스타인에게 '엉터리'(sloppy)라는 별칭을 붙인 뒤 "과거에 살면서 타락한 바보처럼 생각하며 이야기를 지어내고 또 지어내는 사람으로 온 나라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칼 번스타인은 1972년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대기자와 함께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해 당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사임을 끌어냈던 인물이다.

칼 번스타인은 올초부터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등과 관련해 "이렇게 거짓말하는 대통령은 한 명도 없었다", "닉슨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번스타인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트럼프 캠프 측 인사들이 당시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 타격을 줄 정보를 얻기 위해 러시아 관계자들과 만난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이 미리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 CNN 보도의 출처가 된 사람중 한 명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CNN 방송에 대해서도 잊지 않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CNN이 큰 거짓에 사로잡힌 채 내부 분열을 겪으며 실수를 인정하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NN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공격에 즉각 반격했다. CNN은 "대통령님, 실수하지 마라. CNN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뉴스를 전할 뿐이고 권력자가 거짓말하면 이를 보도할 뿐"이라고 했다.

CNN은 또 "CNN은 우리의 보도를 믿고 우리 기자들을 지지한다. (문제가 된) 스토리에 많은 바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칼 번스타인이 그런 바보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연한 번스타인 비난은 밥 우드워드가 곧 공개할 신간 서적에 백악관이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불거졌다. 내달 11일 발간될 '공포 : 백악관의 트럼프'(Fear: Trump in the White House)라는 제목의 이 신간은 트럼프 체제 백악관의 운영 실상과 미국 주요 정책의 결정 과정을 소상히 밝힐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자신이 애용하는 트위터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구글 등 IT기술 기업에도 화살을 돌렸다. 그는 2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가 보수층과 공화당을 매우 불공정하게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 기업은 이 나라의 매우 많은 사람들, 특히 가만히 있지 않으려는 사람들까지 침묵시키려 하고 있다. 그래서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는 공정치 않다. 합법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두고 봅시다. 우리는 단지 공정함을 원할 뿐"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후 트위터를 통해 구글이 수년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홈페이지에 올리다가 자신의 취임 이후로 이 관행을 중단한 것을 '불공정 사례'로 들었다. 그러면서 트윗에 문제의 구글 홈페이지 캡처 화면과 '편향을 중지하라'(#StopTheBias)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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