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신자 불당 훼손' 사과한 신학교수…법원 "파면 취소"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불당을 훼손한 개신교 신자의 행동을 대신 사과하고 복구 비용을 모금했다는 이유로 파면당한 신학대 교수가 학교를 상대로 파면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내 1심에서 이겼다.
서울북부지법 민사합의12부(김양호 부장판사)는 31일 손원영(52) 교수가 "파면을 취소하고 파면 시점부터 복직할 때까지의 임금을 지급하라"며 서울기독대를 상대로 낸 파면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서울기독대 신학과에 재직 중이던 손 교수는 2016년 1월 경북 김천 개운사에서 개신교 신자인 60대 남성이 불당의 불상과 법구(불교의식에 쓰는 기구)를 훼손한 사실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개신교계를 대신해 사과하고 불당 복구를 위해 모금에 나섰다.
서울기독대 교단인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는 2016년 4월 학교에 공문을 보내 손 교수의 신앙을 조사하도록 했고, 학교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듬해 손 교수를 파면했다.
서울기독대는 '그리스도교회협의회 신앙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 언행'과 '약속한 사항에 대한 불이행 등 성실성 위반' 등을 파면 이유로 들었다.
이에 손 교수는 사실상 불당 훼손 사건을 계기로 부당하게 징계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6월 소송을 냈다.
손 교수는 1심 판결이 나온 뒤 "학교 측이 항소할 가능성도 있어서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이번 사건이 종교 간 갈등이 잦아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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