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에 재미 느껴서"…여자 동창들 합성 음란사진 유포

입력 2018-08-30 10:24
수정 2018-08-30 11:06
"관심에 재미 느껴서"…여자 동창들 합성 음란사진 유포

이름과 주소까지, 피해자들 개명에 퇴직까지 '큰 피해'



(성남=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중·고교 여자 동창들의 얼굴 사진을 음란 사진과 합성해 SNS 등에 유포시킨 대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대학생은 동창들의 실명과 주소는 물론 '문란한 생활을 한다'는 허위 글까지 게시해 피해자들이 이름을 바꾸고 직장까지 그만두는 등 큰 고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유포·명예훼손) 혐의로 박모(21·대학생) 씨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박 씨로부터 피해자들의 합성사진을 전달받아 SNS에 게시, 유포한 혐의로 안 모(18) 군 등 고교생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7월까지 중·고교 시절 여자 동창 17명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돌아다니며 얼굴 사진을 내려받은 뒤 음란 사진과 합성하고, 피해자가 문란한 생활을 한다는 허위 글까지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음란물을 유포하는 이른바 '지인 능욕' 텀블러 페이지를 운영 중인 안 군 등은 박 씨로부터 이같은 음란 합성사진 등을 전달받아 자신이 운영하는 페이지에 게시, 유포한 혐의이다.

박 씨와 안 군 등은 서로 모르는 사이로, 개인정보 입력 없이 가입이 가능한 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범행을 계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피해자들의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끈질긴 수사 끝에 최근 박 씨를 붙잡았다.

피해자들은 박씨가 만든 음란물에 본인의 실명은 물론 학력, 주거지 등 개인정보가 담겨 있어 심각한 2차 피해를 겪고 있다.

일부 피해자는 모르는 남성들로부터 오는 만나자는 연락에 시달렸고, 어떤 피해자들은 학교나 직장에 소문이 퍼지면서 이름을 바꾸거나 퇴직해야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는 자신이 제작한 음란물이 인터넷상에서 큰 관심을 끄는 것에 재미를 느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라며 "피해자들은 '(박 씨가) 그런 사람인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었다"라고 말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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