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유족들 '눈물의 작별'…시민 1천500명 추모 행렬
애리조나 주의회서 추도식…7시간 달려와 조문한 시민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지난 25일 숨진 미국 보수의 상징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추도식이 29일(현지시간) 고인의 지역구였던 애리조나의 주의회에서 열렸다.
유족들은 눈물로 작별 인사를 나눴고, 시민들도 뙤약볕에 몇 시간씩 줄을 서 그와 작별 인사를 나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서 유족들은 고인 별세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부인 신디 여사는 애리조나 주의회 의사당 로툰다홀에 놓인 매케인 의원의 관으로 다가가 어루만지고는 허리 숙여 키스했다. 매케인 의원의 자녀들도 나란히 나와 관을 쓰다듬었다. 특히 딸 메건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더그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는 고인을 미 상원의원이자 국제적인 유명 인사, 애리조나 역사에서 주요 인물로 소개했다.
그는 "매케인이 없는 애리조나를 상상하는 것은 그랜드 캐니언이 없는 애리조나를 그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행사 후 의회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현장을 공개해 조문을 받았다. 이날 하루에만 1천500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줄을 서서 차례로 조문했다고 AP는 전했다.
퇴역 군인 프랭크 하비어 마셜(66)은 부인과 함께 캘리포니아주에서부터 파닉스까지 7시간을 달려왔다.
그는 "이 놀랍고 훌륭한 미국인에게 나의 마지막 경의를 표하고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ABC 방송에 말했다.
두 딸과 함께 3시간 이상을 기다렸다는 카산드라 모랄레스는 "고등학생인 아이들이 그들의 영웅은 래퍼라고 해 화가 났다"며 "그들에게 진짜 영웅과 자유의 의미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애리조나주 일정이 끝나고 나면 워싱턴에서 또 한 번 추모식이 열릴 예정이다.
매케인 의원은 31일 워싱턴의 미 의회 의사당에 안치된다.
또 내달 1일 워싱턴 대성당에서 추모식을 거쳐 매케인 의원은 이튿날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에 있는 미 해군사관학교에 묻힐 예정이다.
이들 행사에는 매케인 의원의 106세 노모 로버타도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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