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혐의' 조태룡 강원 대표 '사면초가'…퇴출 위기

입력 2018-08-29 16:15
'비위 혐의' 조태룡 강원 대표 '사면초가'…퇴출 위기

강원도, 특별검사 착수…프로축구연맹 상벌위도 검토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를 아우르며 '마케팅 전문가' 이미지를 쌓아왔던 조태룡 강원FC 대표가 비위 혐의를 받으면서 축구판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빠졌다.

조태룡 대표가 광고료 유용과 인턴사원의 개인 업무 동원, 불합리한 인센티브 계약 등 문제로 강원도로부터 특별검사를 받는 한편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 검토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지난 20일부터 체육과와 감사관실 합동으로 특별검사반을 구성해 강원FC의 경영 비리 전반에 대한 특별검사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6월 언론 보도 내용 확인 차원에서 1차 조사가 진행됐지만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강원지역 축구인들이 조태룡 대표에 대한 특별검사를 촉구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자신이 설립한 광고대행사(MtoH)가 모 항공사와 전광판 광고 영상 계약을 하면서 받은 1천만원 상당의 항공권을 개인적으로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또 동생이 운영하는 술집 업무에 인턴사원을 부당하게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조 대표가 광고대행사 대표를 겸직하며 구단이 수주한 광고료의 50%를 가져가도록 계약한 것과 도민 구단의 재정에 걸맞지 않게 5억원 안팎의 인센티브를 챙긴 것도 문제가 됐다. 최근에는 거래처 업주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치 성향을 조사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강원도 관계자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되 회계 투명성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감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위법·부당한 내용이 확인되면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앞서 1차 조사 때 언론 보도 내용이 일부 사실로 확인되자 광고료 1천만원 중 절반인 500만원을 회수했지만 조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선 "4년 만의 1부리그 승격 공로와 사퇴 때 구단 운영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임기를 보장해주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3개월여 만에 특별검사를 다시 받게 되면서 조 대표는 내년 3월까지 남은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2009년 2월부터 7년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단장을 지낸 조 대표는 2016년 3월 강원 대표로 취임해 파격적인 선수 영입과 공격적인 마케팅 등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임기 만료 6개월여를 앞두고 사면초가에 몰리게 됐다.

참다못한 프로축구연맹도 칼을 빼 들었다.

프로연맹은 조 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자 4차례 걸쳐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지만 '영업상 비밀 누설 우려' 등을 이유로 거부당했다.

이에 따라 연맹은 9월 3일 열리는 상벌위원회(위원장 조남돈) 때 조 대표의 의혹에 대한 검증에 나선다.

연맹은 상벌위 검토 과정에서 '사회적 물의를 야기할 수 있는 비위 행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고, 프로축구의 위신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조 대표에 대해 '자격정지'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현행 연맹 규정상으로 비리 행위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법률적인 처벌 전이라도 임직원에 대해 '활동정지'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chil881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