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마지막 AG' 전영은 "경보 후배들도 잘하고 있어요"

입력 2018-08-29 11:55
[아시안게임] '마지막 AG' 전영은 "경보 후배들도 잘하고 있어요"



(자카르타=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힘겹게 20㎞를 걸은 후에도 전영은(30·부천시청)은 피니시 라인 근처를 떠나지 않았다.

후배 이정은(23·부천시청)이 결승선을 통과한 뒤 고통을 호소하자 직접 나서 부축하기도 했다.

이정은이 회복하는 모습을 확인한 뒤에야 전영은은 인터뷰에 응했다.

첫 마디는 "우리 경보 후배들도 잘하고 있어요"였다.

전영은은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 인근 경보 코스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20㎞ 경보 결선에서 1시간 37분 17초, 5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5위에 오른 전영은은 2014년 인천에서 동메달을 따며 한국 여자 경보에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안겼다.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2회 대회 메달 획득을 노렸지만, 아쉽게 5위로 마무리했다.

전영은은 "10㎞ 정도에서 경고를 두 번 당했다. 한 번만 더 경고를 받으면 실격되는 상황이라 이후 10㎞는 페이스를 낮췄다. 완주했지만 내 최고 기록(1시간 30분 35초)과는 격차가 있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전영은은 10년 가까이 여자 경보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 경보를 사랑해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제 그는 '은퇴 뒤'도 생각한다.

전영은은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만 뛰고 은퇴하려 한다. 은퇴 뒤에는 지도자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비인기 종목의 간판으로 오래 뛴 그는 후배를 보는 눈길도 곱다. 전영은은 "우리 후배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정말 많이 늘었다"며 "오늘도 정은이를 잘 끌어가며 레이스를 해야 했는데, 내가 조금 부족했다"고 후배를 감쌌다.

그가 2년 동안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건 '새로운 기준'이다. 한국기록을 세워 후배들에게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고 싶다. 여자 20㎞ 경보 한국기록은 김미정이 2008년에 세운 1시간 29분 38초다.

전영은은 "선수 생활 마지막 2년은 한국기록 달성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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