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남해 고수온 기간 10년마다 3.5일씩 증가 추세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여름철 우리나라 남해안의 고수온 기간이 10년마다 3.5일 정도씩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명숙 박사 연구팀은 1982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해수면 온도 측정자료를 이용해 고수온 빈도의 장기 변동성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29일 밝혔다.
국제학계에서는 각 해역에서 지난 30년 동안 관측된 모든 해수면 온도 값 가운데 상위 10% 기준을 넘는 상태가 3일 이상 지속할 때를 고수온 현상으로 정의하는데 박 박사 연구팀도 이 기준을 적용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남해안의 고수온 일수는 10년마다 3.53일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를 적용하면 1982년부터 2017년까지 36년 동안에는 고수온 일수가 12.78일 늘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전반적으로 지구가 더워지고 있지만 그 영향은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는데 우리나라 주변에서는 남해에서 고수온과 같은 이상 현상이 더 빈번해지고 있다.
동해와 서해의 고수온 일수도 증가하고 있지만 해마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인 증가 추이는 향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고수온 현상이 폭염을 유발하는 대기 온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주변 해양의 상태와 기후변화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실제로 지난해 이전 우리나라에서 폭염이 가장 극심했던 해는 1994년이나 바다의 온도가 높은 고수온 현상이 가장 심했던 해는 2001년으로 분석됐다.
이는 폭염의 경우 여름철 고기압의 강도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지만, 고수온 현상은 고기압의 강도뿐만 아니라 쿠로시오해류 같은 난류나 중국 양쯔강 저염분수와 같은 해양의 상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뜻한다.
폭염이 극심했던 1994년 고기압의 강도는 7월에서 8월까지 지속적으로 강했으나 북서태평양의 온도가 평년보다 낮아 해양의 영향이 2001년보다는 강하지 않았을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반면 2001년에는 고기압의 강도가 세지는 않았지만 북서태평양 전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 해류의 영향으로 고수온 현상이 나타났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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