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사이클 여자단체추발 "남자팀과 금메달 나누고 싶어"

입력 2018-08-28 20:31
[아시안게임] 사이클 여자단체추발 "남자팀과 금메달 나누고 싶어"

'유력 금 후보' 남자단체추발, 낙차 사고로 탈락…"경기 많이 남았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사이클 여자 단체추발 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영광을 남자 단체추발 대표팀과 나눴다.

여자 단체추발 대표팀은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벨로드롬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중국을 추월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4명이 한 팀을 이뤄 4㎞를 달리는 단체추발은 맞은 편에서 출발한 상대 팀을 추월하면 승리하는 방식으로 열린다.

김유리(31·삼양사), 김현지(25·서울시청), 이주미(29·국민체육진흥공단), 나아름(28·상주시청)은 완벽한 호흡으로 중국 팀을 제치고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사실 사이클 대표팀은 남녀 단체추발 동반 금메달을 기대했다.

김옥철(24·서울시청), 민경호(22·서울시청), 임재연(27·한국철도공사), 신동인(24·국군체육부대)이 출격한 남자 단체추발은 27일 예선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 기대를 높였으나 28일 1라운드에서 낙차 사고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불의의 사고로 지난 4년간 노력의 결실을 보지 못한 남자 단체추발을 향한 안타까움 때문에 사이클 대표팀의 분위기도 다소 가라앉았다.

그러나 여자 단체추발은 금메달로 대표팀에 다시 용기를 줬다.



나아름은 "남자팀에서 사고가 났지만, 경기가 끝나지 않았고 이제 시작이다. 단거리 종목도 그렇고 중장거리 종목은 이제 시작이다. 남자 선수들을 비롯해 모두가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용기를 불어넣었다.

김형일 트랙사이클 여자 중장거리 감독은 "여자 단체추발 선수들이 남자 단체추발 선수들이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 남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실력을 끌어올렸다"고 남자팀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남자팀과 꼭 같이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 이 금메달을 둘로 쪼개 나누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 여자 단체추발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결승에서 중국에 추월당해 은메달을 획득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완벽히 설욕했다.

이주미는 "인천 대회를 의식하지는 않았다. 중국을 이기겠다는 마음보다는 연습한 대로만 하면 충분히 결과가 좋을 것으로 생각했다. 늘 하던 대로만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김유리는 "감독님의 작전과 지시에 모든 것을 맞춰서 다 이뤘다"고 압도적 우승의 비결을 공개했고, 막내 김현지는 "언니들이 많이 끌어줘서 마지막에 편하게 달릴 수 있었다"고 팀워크를 자랑했다.

여자 단체추발 대표팀은 결승 전 몸을 풀면서 콧속을 틀어막는 기구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나아름은 "주미 언니가 시켜서 한 것"이라고 했다.

이주미는 "코를 막고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기구를 떼면 폐에 더 많은 산소가 들어오게 된다. 호흡을 더 가득 차게 하기 위해 기구를 사용했다"며 웃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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