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갑질·성희롱 교수 징계 솜방망이?…학생들 '불안불안'

입력 2018-08-28 17:25
제주대 갑질·성희롱 교수 징계 솜방망이?…학생들 '불안불안'

피해자·가해자 조사 완료…이의 신청 거쳐 10월 중 징계 전망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대학교가 상습적인 폭언과 성희롱 등 이른바 '갑질' 문제가 제기된 교수에 대한 징계를 2학기 개강 이후에도 마무리하지 않자 학생들은 혹시나 솜방망이 징계가 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제주대는 28일 오후 본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A교수의 갑질 문제 제기에 대한 자체 조사 과정을 설명했다.

조사는 자체 인권센터와 산학연구본부 연구윤리위원회, 교무처 등이 분야별로 비위 행위에 대해 시행했다.

A교수의 폭언과 성희롱 등 학생 인권 침해 행위뿐만 아니라 고가의 참고서 강매, 노동력 착취, 무기한 연장수업 등 갑질 행위 전반에 걸쳐 조사가 이뤄졌다.

A교수가 학생들이 국제 공모전에 참가해 수상할 경우 자신의 자녀 이름을 수상자 명단에 끼워 넣도록 강요한 행위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학교 측은 관련 규정에 따라 해당 교수와 학생 대표에게 조사 결과를 송부했고, 20일의 소명 기회와 30일의 이의 제기 신청 기간을 부여했다.

소명과 이의 제기가 절차가 마무리되면 인권센터와 연구윤리위원회·교무처 등 3개 부서의 조사 결과를 병합해 오는 10월 중 징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학교 측이 해당 교수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징계절차도 기대보다 늦어지자 학생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민주(25)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갑질 교수 파면 촉구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저희가 적극적으로 증거를 학교 측에 제공하고 조사에 임한 만큼 수긍할 만한 결과가 나온 듯하지만 조사 결과와 징계 결과가 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립대 교수가 파면을 받은 선례가 적기 때문에 많은 친구가 불안해하고 있다"며 "많은 학생과 사회가 주시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편파적이지 않은 징계 결과가 나오길 희망하고 징계 결과에 따라 후속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지난 5월 서울대 징계위원회가 연구비 횡령과 학생들에 대한 갑질·성희롱 의혹을 받는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대 학생들은 학교 측의 '솜방망이 처벌'을 규탄하며 해당 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등 상당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제주대는 해당 교수에 대한 소명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사 내용을 언론에 밝힐 경우 가해자에 대한 명예훼손과 앞으로 진행될 징계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석언 제주대 총장은 "속 시원히 조사 결과를 밝히지 못한 점 죄송하다. 그러나 편협된 시각으로 조사해서 내용을 밝히지 못한다는 의심은 거둬달라"고 해명했다.

그는 "대학이 바람 앞에 촛불처럼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본다. 철학과 원칙을 갖고 운영한다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학과 4학년 재학생 22명은 지난 6월부터 재학생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수년간 반복돼온 A 교수의 폭언과 인격모독·권력 남용·외모 비하·성희롱 행위 등에 대한 대자보를 내고 성명을 내는 등 집단 행동을 취해왔다.

학생들은 해당 교수의 즉각적인 수업 배제와 평가 제외·파면, 관련 교수진들로부터 학생 보호, 가해 교수의 공식적인 사과, 학교 측의 철저한 진상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교수는 문제가 불거지자 일주일 뒤 언론사에 배포한 '사과 및 입장표명문'에서 "제자들을 대하는 데 있어 신중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로 인해 아픔을 겪은 모든 학생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학교 측은 해당 교수의 수업과 평가를 배제하는 등 학생과의 접촉을 금지했다. 2학기 수업도 전면 배제된 상태다.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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