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살아있는 공룡"…외양 달라졌지만 염색체 형태 비슷
인간 두 배 염색체 40쌍, 신속한 적응·다양화 기여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공룡이 오랜 세월을 거치며 새로 진화해 둘의 사이가 먼 친척쯤으로 생각돼왔지만 '새가 곧 살아있는 공룡'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유전적으로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외신과 과학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영국 켄트대학 생물과학대학원 대런 그리핀 교수 연구팀은 새와 거북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를 역추적해 약 2억6천만년 전 공통조상의 게놈 구조를 추론하고, 염색체가 진화 과정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연구한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밝혔다.
최초의 공룡은 이 공통조상 이후 2천만년 뒤에 지구에 출현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개별 염색체는 내부적으로 유전자 배열을 바꾸지만 염색체 간에는 이런 배열 변화가 많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초기 공룡과 나중의 육식성 수각(獸脚)류 공룡의 염색체 형태나 크기, 수 등 핵형(核型)이 대부분의 조류가 가진 것과 유사할 것으로 추정됐다. 수각류 공룡의 염색체 표본을 만들 수 있다면 타조나 오리, 닭 등의 그것과 매우 유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논문 공동저자인 레베카 오코너 박사는 온라인 매체 BGR과의 회견에서 "화석으로 나타난 증거와 우리의 연구 결과는 새와 공룡이 먼 친척이라기보다는 하나라는 생각을 강화시켜 준다"면서 "우리 주변의 새가 바로 공룡"이라고 했다.
과학자들은 공룡이 약 40쌍의 염색체를 가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새도 마찬가지다.
이는 인간이 가진 23쌍의 두 배에 가까운 것이다.
공룡은 염색체가 많은 덕분에 기후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었으며, 6천600만년 전 운석의 충돌로 멸종하기 전까지 1억7천900만년 간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도 이에 힘입은 바 큰 것으로 지적됐다.
그리핀 교수는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염색체가 많아 다른 동물들보다 유전자를 더 많이 바꿀 수 있고, 이는 더 빨리 진화해 더 오래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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