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김우진 "평준화된 세계 양궁…한 발짝 더 나아가야죠"

입력 2018-08-28 13:36
수정 2018-08-28 13:48
[아시안게임] 김우진 "평준화된 세계 양궁…한 발짝 더 나아가야죠"

"이우석과의 대결서 병역 문제 등은 전혀 생각 안 해"



(자카르타=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마지막 한 발을 10점에 꽂아넣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개인전 금메달을 거머쥔 김우진(26·청주시청)은 크게 환호하지 않았다.

여자 대표팀 장혜진(31·LH)이 김우진에게 세리머니를 위한 대형 태극기를 가져다줬지만 김우진은 결승 상대였던 대표팀 후배 이우석(21·국군체육부대)을 의식한 듯 태극기를 받아들지 않았다.

2010 광저우 대회 이후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탈환한 김우진은 28일 경기 후 "함께 훈련하고 나를 너무 잘 아는 선수와의 경기에서 힘들었다"며 "저도 흔들리고 이우석 선수도 같이 흔들려 좋지 못한 경기 보여드린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남자 리커브 대표팀이 전날 단체전 결승에서 대만에 패하면서 이번 개인전 결승은 이등병 궁사 이우석에겐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했다.

이미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금메달이 있는 김우진이 후배를 밀어주기 위한 경기를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김우진과 이우석은 경기 전에도 후에도 병역이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다.



김우진은 "병역이나 경기 외적인 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쐈다"고 강조했다.

후배 이우석에 대해 김우진은 "아직 메이저 대회 경험이 많이 없어서 노련미가 부족하지만 경험이 늘면 아마 한국 양궁을 이끌어갈 주역이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늘 세계 정상을 지켜왔던 한국 양궁이기에 이번 대회 리커브 종목에 걸린 금메달 5개 중 2개를 가져오는 결과를 내고도 자축보다는 반성이 앞섰다.

김우진은 "한국 양궁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지 못한 성적으로 질타를 받았는데 이를 더 생각하고 발전해 나가는 계기로 삼겠다"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내가 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대회를) 한국 양궁이 더 도약하는 기회로 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은 세계 양궁 수준이 평준화된 것을 이미 느끼고 있었다"며 "그에 맞춰서 우리가 한 발짝 두 발짝 더 나아가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래 준비해온 아시안게임을 마치게 돼 기쁘다는 김우진은 올림픽 쿼터가 걸린 내년 네덜란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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