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공항 건설로 균형 발전" vs "막대한 국비만 낭비"
'흑산공항 건설, 무엇이 문제인가' 국회토론회…내달 19일 재심의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에 속한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 공항을 건설할지를 놓고 열린 토론회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신창현 의원, 환경노동위원회 이상돈·이정미 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흑산 공항 건설,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공항 건설이 섬과 주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
앞서 국립공원위원회는 지난달 20일 '흑산 공항 건설 공원계획 변경안'을 심의했지만, 주요 쟁점에 대한 추가 확인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계속 심의하기로 했다. 다음 국립공원위원회는 내달 19일에 열린다.
발제를 맡은 이보영 서울지방항공청 공항시설국장은 "현재 흑산도까지 가려면 목포까지 간 뒤 여객선을 이용해야만 한다"며 "목포-흑산 여객선은 하루에 4번만 왕복 운항하고 결항도 잦아 이동권이 제약된다"고 말했다.
의료 서비스 수준이 높지 않은 흑산도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목포에서 헬리콥터가 출동해 왕복 1시간 이상 걸려 목포로 이송해야 하지만, 공항이 생기면 흑산도에서 30분 이내에 목포로 이송할 수 있다.
무엇보다 흑산도 주민들은 낙후된 지역 개발을 통한 국토 균형 발전을 주장하며 공항 건설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공항을 건설하면 여객기와 조류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국장은 "공포탄, 폭음기, 경보기, 맹금류 트랩, 페인트볼 건 등으로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윤미숙 전라남도 섬가꾸기 전문위원은 "오직 국립공원 조류와 습지를 강조하는 단편적인 시각에 공감하기 어렵다"면서 "국민이면 누구나 누리는 보편타당한 교통 여건을 섬 주민이라고 가지면 안 되느냐"며 공항 건설 주장에 힘을 보탰다.
반면 윤주옥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공동대표는 발제를 통해 "기상 악화로 인한 선박 결항률은 11.4% 수준이지만 항공기 결항률은 20%에 달한다"고 반박했다.
흑산도의 연평균 안개 발생 일수는 90일로 인천공항(44일), 제주공항(19일), 여수공항(6일) 등과 비교해 기상 여건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윤 대표는 전했다.
특히 윤 대표는 "흑산 공항 건설 사업자는 2021년 기준으로 연간 53만 명이 공항을 이용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했지만, 현재 국내 지방공항의 운항 실태를 고려하면 비현실적인 예측"이라고 공항 경제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토론에 참여한 이상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위원은 "계획 수립의 기본은 예상대로 추진되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하는 것인데, 흑산도 공항의 경우 막연하게 '잘 될 것'이라는 주장만 반복된다"며 "자칫 막대한 국비만 낭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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