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추방' 일본인 귀국…日정부, 구속·석방경위 조사(종합3보)
일본 소식통 "남포서 군사시설 촬영 혐의 받은 듯"
(도쿄·베이징=연합뉴스) 최이락 김정선 김진방 특파원 = 북한이 구속했다가 추방한 일본인 관광객이 28일 밤 항공편으로 일본에 귀국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기모토 도모유키(杉本倫孝·39) 씨는 이날 밤 항공편으로 하네다(羽田)공항에 도착했다.
스기모토 씨는 이날 북한 고려항공을 이용해 평양에서 출국한 뒤 베이징(北京)을 경유해 귀국했다.
앞서 그는 이날 검은 모자에 선글라스를 쓰고 검은 바지 차림으로 중국 베이징(北京)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는 자신이 북한에 구속됐다가 추방되는 일본인이 맞느냐는 질문에 "본인이다"라고 답했다.
스기모토 씨는 다른 승객들과 함께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을 이용했으며, 비행 내내 고려항공 승무원의 감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항공편에는 북한과 교류행사를 위해 방북했던 일본 대학생들과 몇몇 일본 매체 기자들이 탑승했다.
스기모토 씨는 고려항공이 취항하는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 제2 터미널에 도착한 뒤 공항 밖으로 나오지 않고, 곧바로 도쿄행 항공편으로 환승하기 위해 제3 터미널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무성은 향후 그를 상대로 북한에 입국해 구속된 경위와 석방되기까지의 자세한 상황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며 북한 측의 의도도 신중히 분석할 계획이다.
스기모토 씨의 건강상태에 문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관계 소식통은 과거의 다른 사례와 비교해 그가 3주가 채 안 되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추방된 것과 관련, "죄가 경미했기 때문에 형사 절차를 밟지 않았을 것"이라고 교도통신에 말했다.
교도통신은 전날 일본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베이징발 기사에서 "이 일본인 관광객이 귀국을 위해 경유지인 중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스기모토 씨가 이날 평양에서 출발해 귀국한 만큼 당시 기사는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작성됐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6일 밤 "일본 관광객으로 우리나라(북한)를 방문한 스기모토 도모유키가 공화국의 법을 위반하는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하여 해당 기관에 단속되어 조사를 받았다"며 "일본 관광객을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관대히 용서하고 공화국 경외로 추방하기로 하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범죄 내용이나 추방 시기 등은 밝히지 않았다.
스기모토 씨는 이달 초순 북한을 방문했다가 남포에서 구속된 것으로 일본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스기모토 씨는 중국에 거점을 둔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통해 열차 편으로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영화제작 업무를 하는 스기모토 씨가 북한 여행 도중 군사시설을 촬영한 혐의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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