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손흥민·황의조 활약…조현우 공백에 3실점 '와일드카드 희비'(종합)
손흥민 2도움·황의조 해트트릭 '와일드카드 모범'…조현우 공백은 아쉬움
(브카시[인도네시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와일드카드'의 중요성을 제대로 보여준 한판 대결이었다.
최전방에 나선 동갑내기 와일드카드 '공격 듀오'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난적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태극전사가 터트린 4골에 모두 관여하며 김학범호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 진출의 쌍두마차 역할을 제대로 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골키퍼 조현우(대구)가 빠진 뒷문은 3골이나 내줬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대표팀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120분 연장혈투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승리를 따낸 김학범호는 오는 29일 4강전을 통해 아시안게임 2연패 달성을 향한 9부 능선 통과에 나선다.
말 그대로 와일드카드에 '울고 웃은' 경기였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캡틴' 손흥민과 김학범 감독과의 사제지간 때문에 '인맥축구 논란' 속에 태극 유니폼을 입은 황의조가 '북도 치고 장구도 치며' 팀 승리를 따냈다.
손흥민은 이란과의 16강전과 마찬가지로 공격보다 상대 선수를 끌고 다니며 황의조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한편 중원 깊숙이 내려가 수비까지 가담하며 '살신성인 축구'의 전형을 보여줬다.
와일드카드 공격 듀오는 킥오프 5분 만에 진가를 발휘했다.
김민재(전북)가 내준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단독 드리블해 들어간 뒤 욕심을 내지 않고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황의조에게 패스해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손흥민은 팀이 2-3으로 끌려가던 후반 30분 상대 볼을 빼앗았고, 또다시 황의조에게 패스를 내주며 재동점골을 도왔다.
손흥민의 2도움 덕분에 황의조는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이번 대회 8호골을 작성했다.
황의조는 연장 후반 막판 3-3으로 팽팽한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따냈고, 황희찬이 페널티킥 결승골을 꽂으면서 한국은 4-3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에 3골이나 내준 뒷문 조직력은 허약했다. 무릎을 다친 와일드카드 골키퍼 조현우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한국은 후반 들어 갑작스럽게 수비 조직력이 흔들렸다. 최후방에서 무게를 잡아줄 골키퍼의 콜플레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잇달아 실점하며 8강 탈락의 위기를 자초했다.
와일드카드 선택의 중요성을 제대로 보여준 한판 승부였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 모두 황의조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하지만 황의조가 스스로 잘해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라며 "계속 득점하면서 리듬을 타고 있어서 내가 수비에 힘을 보태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황의조 역시 "항상 팀이 이겼으면 좋겠고, 저의 골로 팀이 높은 순위로 가서 마지막에 꼭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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