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미얀마군부, 로힝야족 대량학살…법정 세워야"

입력 2018-08-27 17:39
유엔 "미얀마군부, 로힝야족 대량학살…법정 세워야"

총사령관 포함 장성 6명 기소 의견…"(수치가 이끄는) 정부도 증오표현 허용"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미얀마 내에서 벌어진 로힝야족 탄압 문제를 조사해온 유엔 진상조사단은 27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미얀마군부가 인종 청소 의도를 갖고 대량학살과 집단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또 민 아웅 라잉 미얀마군 총사령관과 다른 다섯 명의 장성을 국제법에 따라 중범죄 혐의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엔은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이끄는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족을 겨냥한 증오표현을 사실상 허용하고, 문서 기록들을 폐기했으며 라카인, 카친, 샨 주에서 군부의 반인권 범죄를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미얀마군부의 로힝야족 탄압은 지난해 8월 로힝야족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항전을 선포하고 미얀마 경찰초소 30여 곳을 습격한 사건으로 본격화했다.

이슬람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은 미얀마에서 정식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라카인주를 중심으로 모여 살고 있다.

미얀마군은 ARSA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소탕 작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 민간인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고 70여만 명이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조사단은 미얀마군이 로힝야족 마을을 불태운 행위 등이 군부가 주장하는 실체적 위협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특히 라카인 주에서 벌어진 살상과 탄압에 대해 대량학살 의도 아래 저질러졌다고 평가하면서 '땃마도(Tatmadaw)'로 불리는 미얀마군의 장성들을 재판소가 조사, 기소할 증거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조사단이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미얀마군 수뇌부 인사들은 민 아웅 라잉 총사령관 외에 아웅 아웅 제33 경보병사단 사단장 등이 포함됐다. 33 경보병사단은 지난해 9월 인딘 마을 학살 사건에 투입된 부대다.



미얀마 정부는 유엔 조사위원회의 조사 보고서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논평은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유엔 인권이사회(UNHRC)의 결정으로 출범한 조사단은 마르주키 다루스만 전 인도네시아 검찰총장과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전 유엔 특별보고관, 크리스토퍼 시도티 전 호주 인권위원 등 3명의 인권전문가로 구성됐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미얀마군부의 로힝야족 학살을 '인종 청소의 교과서'라고 부르며 비판하기도 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은 군부의 로힝야족 탄압 문제에 침묵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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