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킹크랩'…1억건 부정클릭으로 댓글순위 조작
하루 기사 수백건 타깃…"1억건 중 8천840만건은 김경수와 공모"
드루킹 "새누리당 댓글기계 대응차원서 개발"…의도하는 쪽으로 여론호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은 2016년 말부터 수사가 시작된 올해 3월까지 약 15개월간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활용해 무려 1억건에 달하는 클릭 수를 조작한 것으로 허익범 특검 수사결과 드러났다.
작업 대상이 된 기사 수는 8만여건에 달했다. 하루에 수백 건의 포털기사 댓글 순위가 드루킹 일당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조작됐다는 의미다.
허익범 특검은 27일 수사결과 발표에서 드루킹 일당이 사용한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전모를 밝혔다.
특검은 드루킹이 킹크랩 개발에 착수한 경위에 대해 김씨가 2016년 여름께 당시 새누리당 측 선거관계자로부터 "2007년 대선 때 댓글작성 기계 200대를 운영해 효과를 많이 봤고, 2017년 대선에서도 사용할 것"이란 얘기를 듣고 이에 대응하고자 개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개발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인 '둘리' 우모(구속기소)씨와 '트렐로' 강모(구속기소)씨가 맡았다. 특검은 개발자인 강씨의 노트북 비밀번호를 풀어 킹크랩의 작동방식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킹크랩의 원리는 기본적으로 포털 기사 댓글에 '공감·비공감' 또는 '추천·반대' 클릭을 기계적이고 반복적으로 실행하도록 자동화한 것이다. 네이버 등 포털사의 자동화 프로그램 방어정책을 우회하도록 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중앙의 관리서버가 명령을 내리면 실제 클릭은 200여대의 휴대전화(일명 '잠수함')가 수행했다. 올해 2월부터는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해외 서버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작동방식을 업그레이드했다.
수사팀은 범행에 이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포털 아이디를 선별하고, 포털 3사를 압수수색해 확보한 약 3억건의 로그 기록을 분석해 드루킹 일당의 킹크랩 작업 흔적으로 보이는 클릭 수를 추출했다.
조작에 활용된 포털 아이디는 총 3천27개, 조작 대상 기사는 총 8만1천623건, 조작 대상 댓글 수는 141만643건이었다. 조작을 위해 작동한 총 공감·비공감 클릭 수는 무려 9천971만건에 달했다.
드루킹 일당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의 댓글엔 '공감' 버튼을, 반대하는 방향의 댓글엔 '비공감' 버튼을 눌러 결과적으로 부정 클릭 수만큼 여론 지형을 호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이 드루킹 일당을 1차로 기소한 재판에서 드러난 범행 규모는 기사 500여건에 댓글 1만6천여건, 공감·비공감 클릭 184만여건에 불과했다. 클릭 수 기준으로 범행 규모가 무려 50배 이상으로 불어난 셈이다.
특검은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여론조작에 깊이 공모했다고 보고 있다. 1억건에 가까운 드루킹 일당의 공감·비공감 클릭 중 8천840만건은 드루킹 일당과 김 지사의 공모 하에 이뤄진 여론조작이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드루킹 일당 상당수는 과거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었고, 주범인 드루킹은 작년 19대 대선 전 문재인 대통령을 온라인에서 공개 지지한 바 있다.
이들은 대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측에 유리하도록 킹크랩을 활용하다가 경공모 회원의 오사카 총영사 추천이 무산되자 현 여권을 비판하는 방향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김경수, 드루킹과 공모해 지난해 대선 겨냥 댓글조작"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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