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바꿔치기 가짜영상 이어 몸짓 바꿔치기 영상기술 등장

입력 2018-08-27 15:56
얼굴 바꿔치기 가짜영상 이어 몸짓 바꿔치기 영상기술 등장

UC버클리 연구진, 몸치를 춤꾼으로 변신시키는 AI 영상조작 기술 개발

"영상 증거력"에 대한 신뢰 문제 더 커질 듯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구제불능의 '몸치'도 인공지능(AI)의 도움으로 뛰어난 춤꾼으로 변신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연구진이 개발한 AI 프로그램 덕분에 적어도 영상에선 이것이 가능해졌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 버지는 26일(현지시간) 출판 전 논문을 수록하는 '아카이브'(arXiV)에 실린 연구팀의 논문을 인용, 이같이 전하면서 얼굴을 바꿔치기하는 정밀가짜(deepfake) 영상 기술에 이어 다른 사람의 춤동작을 읽어 그대로 다른 사람의 춤동작으로 옮기는 AI 영상기술이 머지않아 앱으로도 개발돼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영상 조작 기술은 우선 몸치의 춤동작을 찍은 뒤 이들 동작을 머리 부분은 원으로, 팔다리와 몸통은 직선으로 나타내는 봉선화 영상으로 바꾼다.

이어 춤꾼의 영상을 찾아 역시 봉선화 영상으로 만든 뒤 인공지능을 이용한 합성 기술로 몸치의 춤동작을 춤꾼의 동작으로 바꾸게 된다.

간단해 보이지만, 봉선화로 나타낸 동작이 끊기거나 흔들리지 않고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하거나 새로 입힌 몸치의 몸 동작과 얼굴을 자연스럽게 일치시키려면 고도의 기술 작업이 필요하다.

이 AI 프로그램 자체의 한계도 있다. 가령 춤 출 때 흔들리는 헐거운 옷의 천 움직임까지는 정확하게 살려줄 수 없기 때문에 춤꾼은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을 입어야 한다.

실제 AI로 복제된 춤 영상을 보면 몸치와 춤꾼의 동작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거나 손바닥을 뒤집는 것 같은 복잡한 동작은 재생하지 못하는 장면도 보인다.

더 버지는 그러나 지금까지는 여러 명으로 구성된 팀이 여러 날 작업해야 할 영상 조작을 이제는 AI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바로 해낼 수 있게 됐다며 "인상적인 기술"이라고 평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음란 영상물에서 얼굴을 바꿔치기하는 등의 정밀가짜 영상이 등장한 데 이어 가짜와 진짜를 분간하기 어렵게 몸동작을 바꿔치기 할 수 있는 영상기술까지 등장함으로써 앞으로 "영상의 증거력에 대한 신뢰"가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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