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北 가상화폐 개발 시도…'모네타' 채굴 노력"

입력 2018-08-27 11:06
산은 "北 가상화폐 개발 시도…'모네타' 채굴 노력"

"익명성·환금성 주목한 듯…송금·결제 가능, 의미있는 수준 아냐"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북한이 전문 인력을 활용해 가상화폐(암호화폐) 개발을 시도하고 있으며, 북한 사회에서도 미미하게나마 가상화폐 거래가 이뤄진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산업은행 한반도신경제센터 김민관 부부장은 27일 '북한의 가상통화 이용 현황' 보고서에서 "북한의 전문 인력들이 가상통화(가상화폐) 개념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가상통화 사업 개발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정보기술(IT) 기업인 '조선엑스포'는 가격정보 수집·차트화를 통화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거래를 중개하는 솔루션을 개발·판매하고 있다.

북한이 관광객 모집용으로 운영하는 웹사이트 '고려투어'는 올해 만우절 공지에서 자신들이 '고려코인'을 개발하고 ICO(가상화폐 공개)를 실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는 "북한은 높은 익명성, 자금 추적의 곤란함, 용이한 환금성 등 가상통화의 특성에 주목하고, 소규모지만 가상통화 채굴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해 5∼7월 대규모로 비트코인 채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큰 성과는 올리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은 익명성 보장 기능이 강력하고 전문 채굴기가 아닌 일반 중앙처리장치(CPU)로도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가상통화 '모네타(MONETA)' 채굴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북한에서도 가상화폐를 통한 송금·결제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1월 평양을 방문한 미국 관광객은 자신의 비트코인으로 북한 무선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송금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비트코인 사용처를 수집·공개하는 '코인맵(Coin-Map)'에 따르면 비트코인 수납 식당이 평양에 4곳, 원산에 1곳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은 전력 부족, 고성능 컴퓨터 미보급, 인터넷 인프라 미비 등으로 가상통화 관련 활동이 확대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보고서는 "인터넷 접속을 일부 계층이 독점하는 북한 상황을 고려할 때 '탈중앙화(decentralization)'적 가치가 중요한 가상통화의 발전은 기대하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북한 일반인 사이에선 가상화폐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입국한 탈북자 인터뷰 결과 모든 응답자가 북한에서 가상화폐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2017년 11월 평양과기대에서 블록체인(가상화폐의 기반이 되는 기술)에 대한 강연이 열렸으나, 학생들은 가상통화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지식은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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