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 도시정책 결정에 '사회실험' 도입해야"

입력 2018-08-27 10:55
"부산도 도시정책 결정에 '사회실험' 도입해야"

부산발전연구원 외국사례 보고…시민 참여로 적절성 미리 판단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미국 샌프란시스코시는 삭막한 도로와 녹지 부족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도로변 주차장에 인조잔디를 깔고 나무와 의자를 놓은 도시공원을 만들어 시민들이 다양하게 이용하는 'Pavement to Parks'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녹지 부족현상을 극복했다.

이 프로그램은 샌프란시스코시가 매년 9월 셋째 금요일에 열리는 'Park(ing) Day'에 맞춰 콘크리트 재질의 주차장을 게릴라성 도시공원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장소로 바꾸는 '사회실험'을 확대한 것이다.

시민들은 주차 요금기에 동전을 넣고 확보한 주차장 공간을 도시공원으로 꾸며 카페나 요가교실, 서점, 공연장, 건강진료소, 정치세미나, 결혼식 등 장소로 활용한다.



이처럼 시민들이 참여하는 '사회실험'을 사회적, 경제적으로 파급효과가 큰 도시 정책을 결정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부산발전연구원(BDI)은 27일 정책포커스 '사회실험을 통한 시정과제 해결방안 모색 보고서'를 내고 사회실험의 도입을 제안했다.

사회실험은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시책을 도입하기에 앞서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장소, 시기 등을 정해 시책을 실험해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보고서를 작성한 양진우 선임연구위원은 "사회실험 결과를 토대로 시책의 도입 여부, 사회실험의 계속 또는 중지 여부 등을 결정할 수 있다"며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효과를 미리 파악하고 이해관계자들의 합의를 형성하는 수단으로 사회실험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친수공간 창출 시책을 펴고 있는 일본 도쿄도는 도심 하천 스미다천 옆에 카페 등이 들어설 수 있는 하천테라스를 설치하는 사회실험을 했다.

이 사회실험은 도쿄도를 시작으로 히로시마, 오사카, 후쿠오카, 나고야 등으로 확산됐다.



일본 무사시노시는 화물차의 노상 상·하차를 줄여 도심 보행환경을 개선하고자 사회실험으로 화물 공동배송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세종시도 디지털 가상도시를 구축해 도시문제와 관련한 실험·검증을 시도하는 사회실험을 계획 중이다.

양 선임연구위원은 "부산도 인구감소,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기후변화 등 사회·경제·환경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정을 수립하기 전에 사회실험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osep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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