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속 시진핑 또다시 '애국심' 강조

입력 2018-08-27 10:04
미중 무역전쟁 속 시진핑 또다시 '애국심' 강조

"초심 잃지 말고 '중국몽' 실현에 총력 다해야"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전에 접어든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석이 민심 결집을 위해 또다시 '애국심 카드'를 꺼내 들었다.

27일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20일 18호 태풍 '룸비아'가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를 강타한 상황에서 중국선박중공그룹 내 760연구소 중요 시설을 지키려다가 숨진 황췬(黃群) 등 3명에 찬사를 보내며 '중국몽'(中國夢) 실현을 위해 모든 중국인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집권 이후 덩샤오핑(鄧小平) 시대 이후 고수해온 '도광양회'(韜光養晦·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 원칙을 버리고 미국을 제치고 초강대국으로 올라선다는 '중국몽'으로 대표되는 팽창적 대내정책을 펴나가면서 미중 무역 및 외교 갈등이 커진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이날 중요 지시에서 "이들 동지는 태풍과 거센 파도 속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국가 중점 시험 시설을 지키려고 목숨을 바쳤다"면서 "이는 실제적인 행동으로 '당과 인민을 위해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초심과 맹세를 실천했으므로 공산당원의 대표이자 시대의 모범"이라고 추켜세웠다.

시 주석은 "당원과 간부들은 황췬 등 3명의 동지를 본받아 이상과 신념을 확고히 다지고 초심을 잃지 말며 사명을 되새겨야 한다"면서 "당과 국가에 보답하고 '2개 100년 목표'(공산당 창당 100주년·신중국 성립 100주년)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 실현을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7일에도 중국 최동단 섬을 30여년간 지키다가 최근 숨진 왕지차이(王繼才)를 기리면서 애국·봉사 정신을 내세운 바 있다.

이처럼 시 주석이 최근 왕지차이와 황췬 등 고위급이 아닌 일반 중국인들의 사망을 주목한 것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미국과 맞서기 위해서는 중국인들의 강력한 애국심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국력에서 중국이 미국에 밀리는 만큼 중국인들의 정신무장을 통해 난관을 타개하자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달 초 전·현직 수뇌부들이 휴가를 겸해 중대 현안의 방향과 노선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 참석해 미중 무역전쟁 등에 대한 자신의 노선을 검증받은 뒤 미국의 중국산 제품 160억 달러에 대한 추가 관세에 맞보복하는 등 정면 대결을 나서고 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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