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도전 멈춘 3대3농구 여자대표팀 "최초라는 자부심 간직하겠다"
열악한 환경 속 똘똘 뭉친 미니 대표팀…무관심 이겨내고 첫 도전 마쳐
(자카르타=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3대3 여자농구대표팀이 꾸려진 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회를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이었다.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전에서 실력을 겨뤘던 박지은, 김진영(이상 국민은행)과 김진희, 최규희(이상 우리은행)가 3대3 여자농구 국가대표로 최종 선발돼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환경은 열악했다. 지도자는 김화순 감독, 단 한 명뿐이었고 코치나 전력분석담당관, 트레이너는 없었다.
때마침 한반도엔 역사적인 폭염이 찾아왔다. 야외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3대3 농구 특성상 선수들은 최악의 환경에서 훈련해야 했다.
주변의 관심도 많지 않았다. 농구팬들의 관심은 남북 단일팀이 결성된 5대5 농구에 집중됐다.
그러나 선수들은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하루하루를 버텼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대화를 통해 똘똘 뭉쳤다.
자카르타에 도착해서도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오락가락한 행정으로 선수들을 괴롭혔다.
조직위는 경기를 이틀 앞둔 상황에서 조 편성을 새로 했다가 다시 원래대로 조정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대표팀은 지난 22일 최악의 환경에서 역사적인 국제대회 첫 경기를 치렀다.
시리아와 D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16-15로 승리했다. 첫 단추를 잘 끼운 대표팀은 25일 스리랑카, 인도네시아를 연달아 격파하며 조1위로 8강에 진출했다.
대표팀은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이들의 도전은 8강에서 아쉽게 끝났다. 대표팀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바스켓홀에서 열린 대만과 8강에서 체력 문제를 드러내며 11-15로 석패했다.
경기 후 만난 한국 최초의 3대3 여자농구 대표팀 구성원들은 아쉬움을 표현하면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웃음을 잃지 않았다.
김화순 감독은 "힘든 환경 속에서도 우리는 한국을 대표한다는 사명감을 안고 한 달 동안 모든 힘을 쏟아냈다"라며 "프로 무대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이라 체력 문제를 노출하며 대만에 패했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2020년 도쿄올림픽은 어떤 팀이 꾸려질지 모르겠지만, 이번 대회에서 쌓았던 경험을 잘 전달하겠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은 모두 각자 팀으로 돌아가 다시 5대5 농구에 매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 3대3 농구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진영은 "혹시 3대3 대표팀 기회가 다시 생긴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앞으로 3대3 농구가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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