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마라톤 4위' 최경선 "조금 느려도, 성장하는 선수가 될게요"
"2시간 20분 대 진입하지 못해 힘들었다…더 노력할 겁니다"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에서는 치아 부러지고도 완주
(자카르타=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최경선(26·제천시청)은 '천재형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끈기 있게 달리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최경선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을 출발해서 돌아오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마라톤에서 42.19㎞를 2시간 37분 49초에 완주해 4위에 올랐다.
김혜성(북한·2시간 37분 20초)에 29초 뒤져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놀라운 역주로 박수를 박았다.
사실 많은 이의 눈길은 '천재 마라토너' 김도연(25·K-water)을 향했다.
그러나 레이스를 펼칠수록 최경선이 더 주목받았다.
최경선은 35㎞ 지점까지 치열한 2위 싸움을 했다. 그러나 노가미 게이코(일본, 2시간 36분 27초, 2위)와 김혜성에게 밀려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뒤 만난 최경선은 "처음에는 내가 2위 그룹에 있는 게 믿기지 않았는데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35㎞ 지점이 지났는데도 일본 선수가 못 치고 나가서 승부를 걸었는데 성급했다"고 아쉬워했다.
경기 당일의 어려움은 웃음으로 넘겼다. 최경선은 "(경기가 현지시간 오전 6시에 시작해) 밥을 새벽 2시에 먹었다. 밥맛은 좋더라. 된장국에 밥을 먹고 나왔다"고 밝게 웃었다.
하지만 과거를 떠올리며 그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
최경선은 "2시간 20분대에 진입하지 못해서 심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했다. 그의 개인 최고 기록은 2시간 32분 27초다.
그러나 최경선은 어떤 악조건에서도 완주하는 장점도 지녔다.
인상적인 기억도 있다.
최경선은 2017년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35㎞ 지점에서 북한 김혜성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치아가 부러지고 입술이 터졌다.
그러나 최경선은 급하게 지혈한 뒤 다시 달렸다. 기록은 2시간 45분 46초로 좋지 않았지만, 최소한의 목표인 완주는 이뤄냈다.
최경선은 "기록 향상이 더디다"고 스스로 다그친다. 하지만 자신도 "조금 느려도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최경선은 더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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