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또'…디디추싱, 女승객 살인사건으로 좌초 위기(종합)

입력 2018-08-26 12:40
수정 2018-08-26 14:44
'3개월 만에 또'…디디추싱, 女승객 살인사건으로 좌초 위기(종합)

저장 성 정부, 디디추싱 차량 서비스 중단 조치

디디추싱 성명 발표 "깊은 책임과 가책 느껴…피해 보상책 확대"



(홍콩·베이징=연합뉴스) 안승섭 김진방 특파원 = 중국 최대의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에 가입한 차량 운전기사가 승객을 성폭행하고 살해하는 사건이 3개월 만에 다시 발생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1시 무렵 20살 여성 자오(趙) 모 씨가 저장(浙江) 성 원저우(溫州)에서 친구 생일 파티에 가기 위해 디디추싱 등록 차량을 호출해 이용했다.

하지만 자오 씨는 오후 2시 10분쯤 친구에게 "차가 한적한 산길로 가고 있다. 무섭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후 2시 15분쯤 다시 "살려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자오 씨의 휴대전화는 꺼졌고, 친구들은 급히 디디추싱에 전화를 걸었지만 디디추싱 측은 "경찰에 먼저 신고하라"는 답변만 할 뿐 차량 운전기사의 정보를 제공하길 거부했다.

자오 씨의 부모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25일 새벽 운전기사 중(鐘) 모 씨를 긴급 체포했다.

중 씨는 자오 씨를 성폭행한 후 살해하고 그 시신을 인근 야산에 버렸다고 자백했고, 경찰은 해당 야산에서 자오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디디추싱 차량 등록기사가 승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사건은 3개월 전에도 발생했다.

지난 5월 중국 허난(河南) 성 정저우(鄭州)에서 항공사 여승무원 리(李) 모 씨가 디디추싱 등록 차량을 이용했다가 성폭행당한 후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3개월 만에 살인 사건이 재발하자 디디추싱의 안이한 대처가 사건 발생의 원인이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건 발생 전날인 23일에도 한 여성 승객이 이 살해범의 차량을 이용했다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급히 하차한 후 디디추싱에 신고했지만, 디디추싱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디디추싱은 지난 5월 승무원 살인 사건 발생 후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한 운전기사 신원조회 등 안전 강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3개월 만에 살인사건이 다시 발생하면서 위기에 몰리게 됐다.

특히 지난 5월과 마찬가지로 비상 상황 발생 시 디디추싱의 고객센터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분노했다.

불만 여론에 놀란 디디추싱은 사건 발생 직후 사과 성명을 발표하면서 사태 수습에 들어갔다.

디디추싱은 25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비통한 심정"이라며 "특히 카풀서비스 개선 기간에 또다시 비극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책임과 죄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디디추싱은 이어 "이번 사건으로 모두의 신뢰를 저버린 데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면서 "사건과 관련해 공안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유족에 대한 사후 처리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또 사고 예방과 보상에 대해서는 이후 디디추싱 이용자의 형사사건 발생 시 법률상 정해진 보상 기준보다 3배의 보상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누리꾼들은 디디추싱의 사과 성명과 보상책 발표에 "사람이 죽은 뒤에 대책을 발표하면 무슨 소용인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 대응이다", "디디추싱의 무책임과 무능함에 실망했다", "보상책 말고 제대로 된 예방책을 마련하라"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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