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무슬림 모두 메카 성지순례 하려면 최소 581년 걸려"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전 세계 무슬림 모두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메카 성지순례(하지)에 참여하려면 적어도 581년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부분 무슬림이 생전에는 예언자 마호메트의 탄생지 메카 순례를 하지 못할 게 뻔하다는 예상이다.
이번 주 5일간 진행된 정기 메카 순례에는 모두 170만 명에 달하는 전 세계 무슬림이 참여했다.
사우디 정부는 몰려드는 순례객의 안전을 위해 편의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나섰지만 밀려드는 순례객을 미처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순례객이 가장 많이 몰린 해는 2012년으로, 316만 명이 메카를 찾았다.
이런 전례를 감안, 300만 명이 순례에 나서는 것으로 잡고 전 세계 18억 명의 무슬림이 살아 있는 동안 메카를 찾으려면 최소한 581년이 걸린다는 계산이다.
이런 추산은 무슬림의 출생률 상승이나 경험자 등 변수를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무슬림이 더 많은 아기를 낳거나 경험자들이 또 찾는 경우 기간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육체적으로 무리가 없거나 재정적으로 형편이 되는 무슬림은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애써 순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순례에 나선 해외 무슬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0배 이상 급증했다.
지금도 수많은 무슬림이 순례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순례 비용이 연봉보다 2배에서 3배 많고 비자 얻기가 힘들지만 순례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순례객 가운데 최소 25%는 사우디 국민이거나 일시 거주자다.
사우디 정부는 타국 무슬림 인구 비례에 맞춰 순례객 규모를 할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무슬림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는 극히 일부의 무슬림 만이 순례에 나서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2억 명의 무슬림이 거주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순례에 참가하려면 최소 7년에서 최장 37년 기다려야 할 정도다.
몇몇 국가 무슬림 사회에서는 사우디의 할당량이 투명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을 정도다.
무슬림 인구를 토대로 할당량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메카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더 많은 순례객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른 몇몇 이슬람 성지는 최근 수년 사이 호화 호텔과 쇼핑몰 건축으로 망가진 상태다.
부유층 순례객 유치 탓이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는 여전히 메카 주변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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