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김한솔·여서정, 금빛 도약…펜싱·태권도·사격도 金(종합)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2연속 우승…태권도 이대훈 사상 첫 3연속 우승
양궁 여자 리커브, 처음으로 한국 없는 결승
(자카르타=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기계체조가 화려하게 부활의 날갯짓을 폈다.
남자 기계체조의 간판 김한솔(23·서울시청)과 전 체조선수 여홍철 교수의 딸 여서정(16·경기체고)이 동반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체조 최고의 날을 선사했다.
한국은 기계체조 외에 태권도, 사격, 펜싱에서 귀중한 금메달을 수확하며 2위 일본 추격전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김한솔은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국제 전시장(JIEXPO) 체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마루운동 결선에서 14.675점을 획득, 당당히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도마의 신' 양학선의 후계자로 불리는 김한솔은 마루운동 금메달의 여세를 몰아 24일 열리는 도마 결선에서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김한솔과 마찬가지로 아시안게임 '새내기'인 여서정도 '금빛 착지'에 성공했다.
도마 예선 평균 14.450점으로 1위를 기록한 여서정은 이날 결선에서도 14.387점을 받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4년 히로시마, 1998년 방콕 대회 남자 도마를 2연패한 아버지와 함께 '부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4년 전 안방에서 열린 인천 대회에서 '노 골드'에 그친 한국 남녀 기계체조는 김한솔, 여서정의 동반 금메달로 그 아쉬움을 시원하게 씻어냈다.
'효자 종목'인 펜싱과 태권도에서도 쉼 없이 금메달이 나왔다.
세계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구본길(29), 김정환(35·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오상욱(22·대전대), 김준호(24·국군체육부대)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단체전 결승에서 이란을 45-32로 격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남자 사브르 개인전 3연패를 달성한 구본길은 단체전 우승으로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개인전 결승에서 자신에게 패해 금메달을 놓친 후배 오상욱과의 약속을 지켜내 더욱 뜻깊은 승리였다.
반면 펜싱 여자 플뢰레 대표팀은 일본에 져 아시아게임 단체전 6연패 도전이 무산됐다.
한국 여자 플뢰레의 간판 남현희(37·성남시청)는 7번째 금메달 획득이 좌절되며 하계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기록을 쓸 기회를 놓쳤다.
이날 남자 사브르 금메달과 여자 플뢰레 단체전 동메달을 추가한 한국 펜싱은 24일 단체전 두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이번 대회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6개로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종합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대훈(26·대전시체육회)은 아시안게임 태권도 사상 처음으로 3회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대훈은 태권도 겨루기 남자 68㎏급 결승에서 아미르모함마드 바크시칼호리(이란)에게 12-10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2010년 중국 광저우·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63㎏급에서 잇달아 정상에 오른 이대훈은 이번 대회에서는 한 체급 올려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아시안게임 태권도 종목에서 3회 연속 금메달을 딴 선수는 아직 없다.
금맥을 캐지 못해 애를 태웠던 사격에서는 신현우(34·대구시설공단)가 첫 금메달을 신고했다.
신현우는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 시티 슈팅 레인지에서 열린 사격 남자 더블트랩 결선에서 74점을 쏴 우승했다.
인도의 샤르둘 비한과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친 신현우는 72-73에서 마지막 2발을 깨끗이 성공하면서 74-73으로 극적인 금메달을 확정했다.
우리나라는 23일 금메달 5개를 보태 금메달 16개, 은메달 20개, 동메달 27개로 국가별 메달 순위 3위를 지켰다.
중국이 금메달 55개로 선두를 독주했다. 2위인 일본(25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금메달 5개를 추가해 격차는 9개 그대로 유지됐다.
조정 남자 싱글스컬에 출전한 김동용(28·진주시청)이 은메달을 획득해 이날 첫 메달 소식을 전했다.
김동용의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은메달이다.
이어 전서영(29)-김서희(28·이상 송파구청), 김예지(24·충주시청)-김슬기(29·수원시청)가 각각 여자 무타페어, 여자 더블스컬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따냈다.
지유진(30·화천군청), 최유리(28), 정혜리(24·이상 포항시청), 구보연(21·한국체대) 네 명이 출전한 여자 경량급 쿼드러플 스컬에서는 동메달이 나왔다.
이날 한국은 조정에서만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한국 마장마술의 김혁(23·경남승마협회)은 사흘 전 단체전 은메달에 이어 이날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한국은 1998년 방콕 대회부터 마장마술 단체전과 개인전 금메달을 독식해왔으나 이번 대회에선 단체전과 개인전 모두 금메달을 놓쳤다.
김혁은 4년 전 대표선발전에서 석연찮은 판정으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에게 밀려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했던 비운의 선수다.
아픔을 딛고 이번 대표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김혁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마장마술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패러글라이딩에서는 이다겸(28)이 여자 정밀착륙에서 은메달을 땄고, 장우영(37)은 남자 정밀착륙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궁은 남녀 대표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국 여자 양궁의 간판인 장혜진(32·LH)이 8강, 강채영(22·경희대)이 4강에서 탈락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반면 남자부에서는 이변이 없었다. 세계랭킹 1, 2위인 김우진(26·청주시청)과 이우석(21·국군체육부대)은 나란히 결승에 올라 28일 '집안싸움'을 통해 메달 색깔을 가린다.
chang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