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일당독재 보장된 훈센, 야당 정치인 등 대사면 추진

입력 2018-08-23 17:33
5년 일당독재 보장된 훈센, 야당 정치인 등 대사면 추진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최근 총선을 통해 일당독재로 캄보디아를 5년간 더 통치할 수 있게 된 훈센 총리가 징역형을 사는 야당 정치인 12명을 포함한 대사면을 추진하기로 했다.



훈센 총리는 23일 캄보디아 남부 칸달 주에서 봉제공장 노동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로돔 시아모니 국왕에게 해산된 캄보디아구국당(CNRP) 소속 정치인 12명의 사면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일간 크메르타임스가 전했다.

훈센 총리는 또 올해 국경일에 다른 죄수들을 위한 대규모 사면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2명에는 내란 음모죄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메치 소바나라 전 CNRP 정보부장과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을 통해 "캄보디아가 부적절하게 국경을 표시한 지도로 베트남에 영토를 넘겨주려고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움 삼 안 전 의원이 포함됐다.

훈센 총리는 법무부 장관이 이들의 사면을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훈센 총리는 그러나 이번 사면추진에 대해 "투옥된 12명이 선처와 용서를 구하는 서한을 보내와 사면을 요청하기로 했다"면서 국제사회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에 망명 중인 CNRP 지도자 삼랭시를 겨냥해 "어떠한 외부인사라도 내가 국제사회의 압력 때문에 사면을 추진한다고 언급하면 투옥된 이들이 그를 비난할 때까지 계획을 연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야당 핵심 지도부와 소속 정치인을 갈라놓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 캄보디아 대법원은 전날 반역 혐의로 구속된 켐 소카 전 CNRP 대표의 보석 신청을 다시 기각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지난 7월 29일 치러진 총선을 앞두고 켐 소카 전 대표를 체포하고 제1야당이던 CNRP를 해산하는 등 야당과 언론, 시민단체 등을 대대적으로 탄압해 정적과 비판여론을 차단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은 사실상 경쟁자 없이 치러진 총선에서 125석을 싹쓸이했다.

33년째 캄보디아를 통치하는 훈센 총리가 앞으로 일당독재로 5년간 더 캄보디아를 통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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