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규제혁신 일정 미루고 벙커로…태풍에 '총력 대비'
취임 후 첫 국가 전역 재해 우려…'생명·안전 최우선' 거듭 강조
시도지사 일자리 간담회도 연기…"긴장의 끈 놓아선 안 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에 상륙한 23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들은 일제히 청와대 '벙커'로 불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위기관리센터로 집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재킷도 걸치지 않고 넥타이도 매지 않은 채 흰 와이셔츠의 소매를 걷어붙인 모습으로 나타나 1시간가량에 걸쳐 행정안전부 장관, 기상청장 등으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았다.
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은 민방위복을 입은 채 참석하는 등 회의장 안에서는 긴박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총력 대응' 기조에는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국정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포항 지진 등이 발생한 적도 있지만 이번 태풍처럼 국가 전역이 재해 위험에 노출된 것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인 만큼, 국가의 안전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한층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국가적 비상대비 태세를 유지해달라"라며 "피해가 큰 지역에 대해서는 특별교부세 지원 및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가능한 모든 지원책을 미리 검토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중앙정부와 지자체를 포함한 모든 공직자는 이번 태풍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며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규제혁신 관련 외부 일정을 연기하는 등 태풍 대비태세 점검에 모든 힘을 집중했다.
전날 예정됐던 민선 7기 광역단체장들과의 '일자리 창출 간담회' 역시 태풍 대비를 위해 연기한 바 있다.
최근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은 문 대통령이 연일 강조하고 있는 과제다.
또한 이날은 소득분배지표가 10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는 발표가 통계청에서 나오는 등 경제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경제 관련 일정을 소화하는 것보다 재해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을 챙기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필요하다면 이산가족 상봉 장소나 일정 조정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신속하게 검토해달라"라고 주문한 것 역시 어떤 일이든 안전 확보가 선행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후에도 태풍이 한반도를 벗어날 때까지 국가위기관리센터로부터 수시로 상황을 보고받으면서 대책을 점검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 태풍 대책 점검…"국민 생명·안전이 먼저"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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