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경계 허무는 中물류" 중국에 부는 '신유통' 열풍

입력 2018-08-23 17:01
수정 2018-08-23 17:55
"온·오프라인 경계 허무는 中물류" 중국에 부는 '신유통' 열풍

'IT공룡' 알리바바·텐센트, O2O 집중 투자로 오프라인 진출

'사드 보복' 롯데 철수로 유통망 잃은 韓기업에 '새 기회'



(선전=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유통 시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이젠 온라인 유통망과 오프라인 매장을 인공지능(AI)·빅테이터로 결합한 신(新) 유통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국 유명 IT 자문회사인 아이리서치의 연구책임자 진나이리(金乃麗) 원장은 중국의 최신 유통 트렌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IT 도시인 선전(深천<土+川>)에서 23일 개최된 '아이리서치 서밋'(iRESEARCH SUMMIT)에 참가한 중국 굴지의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온라인 유통과 기존 유통을 AI와 빅데이터 등 4차 혁명 기술을 통해 융합한 '신유통'에 큰 관심을 보였다.

4차 산업 혁명이 불러온 신유통 바람은 이미 중국 물류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불러일으킨 신유통 바람을 중국의 공룡 IT 업체들이 바짝 뒤쫓는 형세다.

특히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세계적인 IT기업들은 온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오프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O2O) 서비스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진 원장은 "중국 소비자들이 구매할 때 중시하는 요소가 저렴한 가격에서 점차 서비스 만족도와 품질 등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이런 변화는 중국의 신유통 발전에 동력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진 원장은 이제는 중국 소비자들이 저렴한 제품보다는 진정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찾아 소비하고 빅데이터 분석과 AI를 통한 소비 패턴 분석 등을 활용한 신유통이 주요 유통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인구가 워낙 많고 내수시장이 방대하기 때문에 신유통이 발전할 토양이 잘 갖춰져 있다"면서 "중국에는 선진국과 달리 판매업이 발달해 있지 않았던 점도 신유통이 빠르게 자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알리바바는 이미 신선제품 유통체인인 '허마센성'(盒馬先生)을 선보였고, 텐센트 역시 메이르요센(每日優先)을 론칭해 O2O 서비스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으로 이미 성장한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과 IT 플랫폼 등을 중국에서 신유통 성장을 견인하는 좋은 토양이 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신유통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펑왕(蜂網)의 허옌(賀巖) 부사장은 "중국에는 물류창고라든지 지역 단위의 유통망이 이미 90% 이상 갖춰져 있다"면서 "그러나 이런 자원들에 관한 데이터를 하나로 모으고, 분석해 기업들에 제공하는 신유통은 이제 시작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허 부사장은 "중국에 신유통이 발전한다면 한국 기업들의 제품을 비롯해 수입 제품들도 더 낮은 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중국 소비자들 역시 기존 소규모 수입상을 통한 유통을 거칠 때보다 세계 각국의 프리미엄 제품을 더 좋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유통업계의 새로운 변화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한 중국의 보복 이후 롯데마트 등 한국의 유통망이 중국에서 사라져 한국 제품의 진입 장벽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 제품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좋은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

서병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중국지역본부 본부장은 "현재 중국의 유통 트렌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신유통'의 대두로 유통채널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점이 특징"이라며 "기존 온라인 시장을 중국 시장 진출의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고 있던 한국 기업에 이러한 변화는 중국 시장 진출의 문턱을 낮추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이어 "현재 aT는 알리바바의 허마센성,텐센트의 메이르요센과 한국농식품 입점 및 홍보를 지속 추진하고 있고 신유통과 결합한 물류혁신으로 주목받는 신선식품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동, 본래생활(本來生活), 춘보(春播) 등에 올해 가을부터 한국산 최고급 포도 동시 입점과 마케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아이리서치 서밋에서 열린 aT 한국식품 시식 체험장을 찾은 중국 전자상거래 관계자들도 한국 제품의 중국 시장 진출 성공 가능성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체험장을 찾은 황리샤(黃麗霞) 광둥성전자상거래협회 위원은 "한국 화장품과 가공식품 등의 경쟁력이 강했지만, 중국 소비자와 접촉할 기회가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기존 유통망보다는 신유통망을 활용해 중국 소비자들과 한국 제품의 접촉 기회를 늘린다면 이전보다 중국 시장에서 성공률을 더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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