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공단 화재 2차 감식…경찰, 소방점검 일지 집중 분석(종합)

입력 2018-08-23 17:45
남동공단 화재 2차 감식…경찰, 소방점검 일지 집중 분석(종합)

스프링클러 50분 뒤 작동…비상벨 작동 여부도 확인 예정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근로자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인천 남동공단 전자부품공장 화재 현장에서 23일 2차 합동 감식이 진행됐다.

인천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세일전자 공장 건물에서 합동 현장 감식을 벌였다.

합동 감식에는 소방본부뿐 아니라 인천지방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 30여명이 투입됐다.

합동감식팀은 1차 합동 감식을 벌인 전날에 이어 이날도 소방당국이 최초 발화점으로 추정한 공장 건물 4층 내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앞서 합동감식팀은 전날 6시간 가량 공장 건물 곳곳에서 1차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전날에도 목격자 진술에 따라 최초 발화점으로 추정된 공장 4층 검사실과 식당 사이 복도 천장 주변을 집중적으로 감식했다.

소방당국은 또 화재 직후 4층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화재 직후 작동하지 않았던 스프링클러는 50분 뒤에 물을 뿌렸다.

경찰은 합동 감식 결과 소방당국이 최초 발화점으로 추정한 공장 건물 4층 검사실과 식당 사이 복도 천장이 아닌 4층 화물용 엘리베이터 앞 사무실 천장에서 처음 불이 난 것으로 확인했다.

이곳은 최초 발화점으로 추정된 복도 천장에서 20m가량 떨어진 지점이다.



세일전자 김경환 이사는 전날 오전 길병원에서 유가족을 대상으로 연 화재 개요 브리핑에서 "4층에는 스프링클러 32개가 설치돼 있었다"며 "올해 6월 29일 소방 점검 결과 4층과 관련한 지적 사항은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세일전자는 올해 6월 한 민간 소방시설관리업체에 종합정밀 점검을 의뢰했고, 공장 건물 1∼3층에서만 지적 사항을 받았을 뿐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4층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검 결과를 받아 관할 소방서에 알렸다.

경찰 수사본부는 세일전자의 자체 소방점검 일지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으며 인천시 건축계획과에 현장 합동점검을 의뢰해 관할 구청에 신고한 공장 도면과 실제 구조가 같은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1∼2차 합동 감식 결과를 토대로 회사 관계자 등을 차례로 소환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당시 비상벨이 울리지 않았다는 목격자 진술도 있어 경비원과 비상벨 관리업체는 물론 현장에서 대피한 직원들을 상대로 이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이 난 공장은 화재 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오늘 현장감식 때 채취한 각종 시료를 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화재는 21일 오후 3시 43분께 남동구 논현동 세일전자 공장 4층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A(53·여)씨 등 공장 근로자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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