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반쪽 코트 가득 채운 음악과 함성…첫 선 보인 3대3 농구

입력 2018-08-22 19:21
수정 2018-08-22 19:43
[아시안게임] 반쪽 코트 가득 채운 음악과 함성…첫 선 보인 3대3 농구

이번 대회부터 정식종목 채택…자유로운 길거리 농구 그대로 옮겨와



(자카르타=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3대3 농구 경기가 열린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3대3 농구장은 입구에서부터 경쾌한 음악이 귀를 사로잡았다.

일반 농구 코트의 절반인 11mX15m 규격의 코트는 쉼 없이 나오는 데시벨 높은 음악 소리와 한껏 흥을 돋우는 장내 아나운서의 말소리로 가득 찼다.

이번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된 3대3 농구는 길거리 농구의 자유로움을 최대한 옮긴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골대가 하나만 있는 반쪽짜리 코트는 천장만 천막으로 덮은 채 야외에 설치됐다. 코트와 가까운 곳에 설치된 계단식 관중석은 야외였다.

큰 음악 소리 사이에도 선수들의 코트에서 나누는 대화가 관중석까지 들렸고 관중의 응원 소리도 선수들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야외에서 열린 경기였기 때문에 2명의 심판은 반바지 차림에 선글라스를 꼈다.

20분마다 쉴 새 없이 열리는 경기 사이엔 2명의 장내 아나운서가 코트에 나와 분위기를 돋웠다.

일반 5대5 농구와 달리 벤치는 없었다. 각 팀 4명의 선수 중 코트에서 뛰는 3명을 제외한 1명의 선수는 코트 바깥에 의자를 놓고 대기했다.

선수들이 직접 작전 시간을 요청해 서로 머리를 맞댔고, 선수 교체도 알아서 한다.

감독은 관중석과 같은 곳에 마련된 좌석에 앉았다. 접전 상황에선 이따금 코트를 향해 소리를 지르기도 했으나 주로 그냥 지켜봤다.

감독의 역할이 덜 중요할 것 같지만 경기 전에 모든 것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중요하기도 하다.

정한신 남자 대표팀 감독은 "경기 중에 감독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어서 경기 전에 모든 것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시간은 10분이다.

5대5의 2점 슛은 3대3에선 1점, 3점 슛은 2점이다.

한 팀이 21점을 올리면 10분이 지나기도 전에 종료 휘슬이 울린다.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의 남자팀 경기는 13초를 남기고 끝났고, 직전 열린 일본과 몽골의 여자팀 경기는 일본의 일방적인 경기로 진행돼 1분 33초를 남기고 22-1로 끝이 났다.

코트가 작고 시간이 짧기도 하지만 득점 이후에도 쉼 없이 경기가 이어지고 심판의 휘슬도 적어서 박진감이 넘쳤다. 같은 10분이지만 5대5 농구의 1쿼터보다 짧게 느껴졌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5대5 농구가 '본업'인 프로 선수들이다.

3대3 국제대회에 처음 출전한 안영준(SK)은 "생각보다 격하다. 오랜만에 뛰다 보니 너무 힘들다"며 "체력을 잘 안배해서 앞으로 더 격하게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30도를 웃도는 자카르타의 찜통더위 속에 10분간 모든 것을 쏟아내 땀으로 흠뻑 젖은 선수들은 1시간 후 시작되는 또 다른 경기를 위해 서둘러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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