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들 유죄 언급삼가고 "가짜뉴스, 마녀사냥" 비난만

입력 2018-08-22 15:44
트럼프, 측근들 유죄 언급삼가고 "가짜뉴스, 마녀사냥" 비난만

웨스트버지니아 유세서 북미정상회담 '성공' 자화자찬도

트럼프, 중간선거까지 40일이상 유세 대장정…부시·오바마보다 많아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선거 유세에서 옛 측근 인사들의 잇따른 유죄 뉴스에 관한 언급을 삼가는 대신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와 언론을 향한 공격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웨스트버지니아 주 찰스턴에서 열린 패트릭 모리시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지지 유세에서 폴 매너포트 전 대선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의 유죄 평결과 마이클 코언 변호사의 유죄 인정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매너포트는 세금과 금융 사기 등 8건의 범죄에 관해 배심원단 유죄 평결을 받았고, 코언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을 막기 위한 '입막음' 용도로 건넨 돈과 관련해 유죄를 인정하고 감형을 받는 '플리바게닝'을 선택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진 지 3시간여 뒤에 열린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사 카메라들을 가리키며 "가짜뉴스"라고 대뜸 비난했다.

이어 "가짜뉴스와 러시아 마녀사냥"이라면서 "공모가 어디에 있느냐. 그들은 여전히 공모를 찾고 있다. 공모란 게 있는지 한 번 찾아보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세금, 북한 문제에서 거둔 진전과 우주군 창설 계획을 자랑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6·12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이라고 자화자찬하며 "아마 잘 풀릴지 모른다. 나는 우리가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자신이 김 위원장에게 붙인 '로켓맨'이라는 별명에 대해서도 "모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석탄이 많이 나는 웨스트버지니아의 표심을 의식한 듯 "우리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웨스트버지니아의 석탄을 사랑한다"며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대체에너지보다 석탄이 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세를 포함해 지난 1일부터 오는 11월6일 중간선거까지 모두 40일 이상 공화당 후보들의 당선을 돕기 위한 현장 유세에 나설 계획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는 두 차례의 중간선거에서 각각 22일, 36일 동안 지원 유세를 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33일) 등 직전 대통령들보다 많다.

백악관에서 정무 분야를 담당하는 존 더스테퍼노 보좌관은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대통령들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선거운동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6주 동안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미주리, 몬태나, 네바다, 켄터키, 테네시 등 6개 주를 돌면서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은 공화당의 중간선거 패배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옛 최측근 인사들이 잇따라 유죄 평결을 받거나 유죄를 인정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민주당이 다수당에 오를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CNN 방송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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