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런 일이" 유족들 오열…봉화군 분향소 조문객 발길

입력 2018-08-22 16:04
수정 2018-08-22 18:56
"어떻게 이런 일이" 유족들 오열…봉화군 분향소 조문객 발길

어이없는 죽음에 동료들 그저 눈시울만 "일손도 안잡혀"

숨진 공무원 2명 1계급 추서…24일 봉화군에서 영결식



(봉화=연합뉴스) 김효중 최수호 기자 = "너무 허망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70대 귀농인의 어처구니없는 총질에 허망하게 동료 2명을 잃은 경북 봉화군청 공무원들이 비통함과 상실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총기사건 발생 이틀째인 22일 근조 리본을 단 봉화군 공무원들은 다정하고 성실했던 동료의 어이없는 죽음에 허탈해하며 일손이 잡히지 않은 듯했고 청사는 온종일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주민 김씨(77)씨가 쏜 총탄에 맞아 숨진 소천면사무소 고 손건호(48·6급) 계장과 고 이수현(38·7급) 주무관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봉화군청 대회의실에는 조문객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두 공무원 빈소가 있는 해성병원 장례식장에도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엄태항 봉화군수는 간부 공무원 등과 분향소에서 조문한 뒤 해성병원 빈소도 찾아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을 위로하며 슬픔을 나눴다.

한 유가족은 "이게 무슨 청천벽력인지 모르겠다"며 오열했다.

분향소 앞에서 조문객을 맞이하던 권오협 주민복지실장은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너무 황당하고 허무하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만 떨궜다.

봉화군 한 공무원은 "손 계장과 이 주무관은 누구보다 성실하고 궂은일도 늘 앞장섰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가실 줄이야…"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봉화읍 주민 김모(68)씨는 "젊은 공무원에게 너무 갑작스럽고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다시는 이런 황망한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고 손건호 계장은 1997년 9월 봉화군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예산계, 봉성면사무소 등을 거쳐 지난 7일부터 소천면사무소에 발령받았다. 이곳에서 근무한 지 2주 만에 어이없는 변을 당했다.

고향 마을에 근무해 더 의욕이 넘쳤고 남다른 애착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봉화읍에 혼자 지내며 대구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부인과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보러 주말마다 먼 길을 다녀오는 생활을 10년 넘게 했다.

이수현 주무관은 1남 4녀 가운데 막내로 경남 양산에서 자라 대구에서 대학을 나온 뒤 2014년 11월 행정 9급으로 봉화군에 발을 들였다. 산림과를 거쳐 2년 반 전에 소천면사무소로 와 근무했다.

영주에서 부모님과 살고 봉화까지 하루도 지각하는 일 없이 성실하게 일을 했다고 동료들은 말한다.

봉화군은 고인들의 직급을 한 단계 올려 손 계장에게 5급, 이 주무관에게는 6급을 추서했다.

또 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고 애도하기 위해 군청에 합동분향소를 운영하고 장례는 군수를 장례위원장으로 해 군청 장(葬)으로 치른다.

엄태항 군수는 "고인들의 장례절차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국가유공자 등록 추진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직원이 안전하게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근무여건을 조성하고 충격을 받은 소천면 직원 등에 심리치료를 지원해 후유증에서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합동 영결식은 24일 오전 9시 군청 대회의실에서 유가족, 봉화군 공무원,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치른다.



kimh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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