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스피드 아쉬웠던 류현진…90마일 넘는 공은 3개뿐
올해 직구 평균 구속 91.2마일…세인트루이스전서는 89마일 그쳐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시즌 4승째를 노리던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5회를 채우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생각보다 나오지 않은 직구 스피드였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투구 수는 72개였고, 이중 포심 패스트볼(직구)은 20개에 불과했다.
류현진은 빅리그에서 하나씩 구종을 늘려가 이제는 다양한 공을 던지는 '팔색조' 선수가 됐다.
그러나 변화구가 빛을 보려면, 가장 기본이 되는 직구 구위가 좋아야 한다.
부상 복귀 후 두 번째 등판이었던 류현진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듯 경기 초반부터 직구 스피드가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다.
MLB닷컴 기준 류현진의 투구 가운데 시속 90마일(145㎞)을 넘긴 건 3개에 불과했고, 최고 구속도 91.6마일(147㎞)에 그쳤다.
미국 야구 기록 전문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류현진의 이번 시즌 직구 평균구속은 91.2마일(146㎞)이었다.
그러나 이날 세인트루이스 강타선을 상대로는 평균 89마일(143㎞)에 그쳤다.
직구 스피드가 안 나오다 보니, 류현진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은 컷 패스트볼과 커브 위주로 볼 배합을 했다.
직구에 자신감을 느끼지 못한 류현진 역시 바깥쪽 위주로 공을 던지며 조심스럽게 타자를 상대했다.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은 류현진이 강한 공을 던지지 못하자 약점을 파고들었다.
바깥쪽으로 던질 걸 예상한 것처럼 정확한 타격으로 류현진에게 타격을 줬다.
류현진은 1-0으로 앞선 3회초 2사 1루에서 호세 마르티네스에게 바깥쪽 커브를 던졌다가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야디에르 몰리나를 상대로는 1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은 뒤 연달아 체인지업을 던졌지만, 몰리나가 꿈쩍도 하지 않아 1스트라이크-2볼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다.
여기서 류현진은 바깥쪽 높은 직구를 선택했고, 명포수인 몰리나는 그쪽으로 던질 걸 예상했다는 것처럼 정확하게 밀어쳐 역전 2점 홈런을 터트렸다.
류현진은 다양한 공과 완급 조절로 4회초를 무실점으로 넘겼지만, 다저스 벤치에서는 제 컨디션이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4회말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했다.
선발 투수가 나올 때마다 좋은 투구를 할 수는 없다. 이날 류현진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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