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다큐멘터리의 요건은 이야기 향한 열정"

입력 2018-08-22 13:40
"좋은 다큐멘터리의 요건은 이야기 향한 열정"

고든 퀸 EIDF 심사위원장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다큐멘터리의 역할은 관객에게 없었던 감정을 일으키고 새로운 시각에 눈을 뜨게 하는데 있습니다."

22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한 호텔에서 만난 고든 퀸(76) 제15회 EBS 국제다큐영화제(이하 EIDF) 심사위원장은 이같이 말했다.

퀸 위원장은 53년 동안 다큐멘터리를 만든 감독이자 제작사 카르템퀸 영화사 창립 멤버다. 세 개의 에미상, 2014년 핫스프링스 다큐멘터리영화제와 2015년 국제다큐멘터리연맹 공로상, 휴스턴영화제 특별헌정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선댄스 영화제 등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올해 EIDF 심사위원장이 돼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퀸 위원장은 좋은 다큐멘터리 요건으로 무엇보다 '열정'을 강조했다.

"스토리 텔링을 하는 데 그 이야기를 하고 싶은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즉 왜 그 이야기를 해야 하고 왜 중요한지,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본인이 적절한지 등을 감독이 숙고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주제는 보편적일 수도, 개인적일 수도 있죠.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다큐입니다. 그 주제를 끌어가는 캐릭터를 통해 다른 공간, 다른 문화로 데려가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만약 따분하다고 느꼈다면 그 다큐멘터리가 잘 만들어진 것이 아니죠."

그는 "한국 다큐멘터리도 글로벌 다큐의 한 부분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퀸 위원장은 심사 기준에 대해서도 "평가는 다른 심사위원들과 토론해서 하지만 저는 얼마나 열정을 가졌는지, 어떻게 이야기를 전달하는지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EIDF 주제인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Right to fight'를 "민주주의, 평등, 사회적 정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퀸 위원장은 "다큐멘터리 장르 자체가 사회정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 등 소외된 계층의 이야기를 다룰 때가 많다. 그런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점과 잘 맞는 슬로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EIDF 경쟁작에 특별한 경향이 있다기보다는 각 감독이 각자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다"며 "다큐멘터리 감독은 세계적인 경향을 따라가기보다는 먼저 해당 이야기를 꺼내놓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IDF의 역할도 강조했다.

퀸 위원장은 "다큐 영화제는 많이 봤지만, 공영방송인 EBS를 통해 TV에서 방송된다는 것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다큐 감독들에게도 더 큰 규모의 관객에게 전달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송사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EIDF처럼 더 많은 시청자가 더 많은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둘을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이 더 활성화해야 한다. 단순히 영화 상영에서 그치지 않고 관객 반응을 듣는 등 상호작용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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