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리카' 대구 가정마다 전기요금 껑충 요금폭탄 일부 현실로

입력 2018-08-22 11:50
수정 2018-08-22 16:32
'대프리카' 대구 가정마다 전기요금 껑충 요금폭탄 일부 현실로

10% 더 썼는데 전기료는 14% 늘어…누진세 완화 '생색내기' 불만

(대구=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에 사는 A(35)씨는 최근 날라온 전기요금 고지서에 적힌 20만원이 넘는 요금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집에서 쓴 전기 사용량이 851kWh(킬로와트시)에 전기요금이 21만7천610원이 고지된 것이다.



A씨는 지난해 같은 기간 546kWh를 사용해 요금 10만원 정도를 냈지만 올해는 2배가 넘는 요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발표한 누진제 완화정책으로 어느 정도 기대를 했지만 막상 전기료 폭탄을 맞고 보니 '역시나' 하는 마음에 배신감까지 들 정도다.

A씨는 "아이가 생겨 폭염에 에어컨을 자주 틀었지만 이 정도인 줄 몰랐다"며 "정부 정책을 기대했는데 전기료 폭탄은 그대로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본 일부 시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달초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한시 완화정책을 발표했지만 정작 시민들은 "생색내기가 아니냐"며 불만이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올여름 가구 4곳 중 3곳은 전기요금이 작년 여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처럼 전기요금이 10만원 이상 늘어나 '폭탄'을 맞은 가구는 전체의 1.4%에 그치지만 가구당 평균 증가액은 1만7천원으로 집계됐다.

한 대구시민은 "전기요금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는 정부 발표를 믿고 사람들이 전기를 더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수성구에 사는 주부 이모(47)씨도 22일 7월분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고 황당했다.

6월 17일부터 7월 16일까지 전기 사용량이 347kWh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5kWh보다 10% 정도 더 썼는데 요금은 5만4천430원으로 작년(4만7천590원)보다 14.3%나 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지난달 17일 이후 전기요금이다.

불안해진 이씨는 관리사무소에 최근 검침한 8월분 전기요금을 문의했다.

관리사무소 계산대로라면 이씨 가정은 이 기간 635kWh를 사용해 지난해 331kWh보다 두 배 가까이 전기를 사용해 15만원 가량의 전기요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낸 5만1천원의 3배 가까운 금액이다.

이씨는 "정부에서 다음달 전기요금에서 일부를 빼준다고는 하지만 고작 1만∼2만원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말 그대로 전기료 폭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대프리카 별명이 있을 정도로 살인적 더위가 지속하는 대구에 살면서 여름만 되면 에어컨도 제대로 켜지 못해 너무 답답하다"고 밝혔다.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올여름에는 1천kWh 넘게 전기를 쓴 가구가 대부분이다"라며 "모두 작년보다 2∼3배 넘는 요금 폭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psyki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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