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유동성 충분히 공급하되 넘쳐나게는 안 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경기둔화 우려와 무역전쟁 충격에 대응해 중국 정부가 화폐정책 방향을 완화 쪽으로 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인민은행이 과도한 수준까지 유동성을 공급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22일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주허신(朱鶴新) 인민은행 부행장은 전날 국무원 주관으로 열린 정책설명회에 참석해 "화폐 공급의 갑문을 잘 관리해 유동성이 충분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절대로 물이 넘쳐 흐르는 수준으로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정책)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부행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인민은행이 당·정의 방침대로 당분간 완화 요소가 한층 강화된 화폐정책을 펴나가겠지만 전면적 완화 수준으로 돈줄을 풀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은 기업과 정부 부문의 과도한 부채가 중국 경제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서 부채 감축(디레버리징) 정책을 펴왔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런 당·정의 정책 방향에 맞춰 '신중하고 중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 발발이라는 초대형 악재까지 터졌다.
그러자 중국 당·정은 디레버리징 강도를 낮추고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철도·지하철 등 인프라에 대대적 투자를 감행하는 방식으로 안정적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로 한 상태다.
중국 공산당 핵심 의사 결정 기구인 정치국은 지난달 31일 시 주석 등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무역전쟁 등 외부의 경제적 충격에 대응, 시중에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는 한편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다는 기조를 결정했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서도 부채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무분별한 돈줄 풀기가 향후 자국 경제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에 중국 당국은 시중에 유동성을 확대 공급하더라도 집중지원 대상인 중소기업이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흘러갈 수 있도록 목표 지향적인 화폐·재정 정책을 펴고 있다.
따라서 인민은행이 향후 상황이 추가로 악화해도 경제 전반에 무차별적인 영향을 끼치는 기준금리 인하 카드보다는 추가 공급 자금의 용처 관리가 쉬운 지급준비율 인하 카드를 더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인민은행은 올해 1월, 4월, 7월에 지급준비율을 각각 인하하면서 자금 여력이 생긴 은행들이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에 집중적인 자금 지원을 하도록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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