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시진핑 방북설' 질문 이례적 공개
中매체, 중국의 한반도 외교 실무총책 쿵쉬안유 부각
소식통 "시진핑 연내 방북은 시간문제…분위기 조성하는 듯"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내달 방북설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한 가운데 중국 외교부가 이와 관련한 브리핑 질문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중국의 한반도 외교 실무 총책인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성과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가 조명하고 나서 시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중국의 '한반도 역할론'에 대한 군불 때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중국 외교부는 지난 20일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 내용을 홈페이지에 실으면서 연합뉴스가 질의했던 시 주석의 방북설 내용을 그대로 공개했다.
그동안 중국 외교부는 북중 고위관리의 방문 또는 국가 지도자에 대한 껄끄러운 질문이 나오면 관련 내용을 홈페이지에 실리는 브리핑에서 삭제하는 경우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질의 내용과 답변까지 그대로 공개한 것이다.
루캉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싱가포르 매체인 스트레이츠타임스가 최근 보도한 시 주석의 내달 9일 방북설을 확인해달라는 연합뉴스 질문에 "중국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지역의 평화 및 안정 실현을 위해 끊임없이 각종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가 모두 보듯이 북중은 우호적인 이웃 나라로 양당과 양국은 줄곧 우호적인 왕래를 유지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제공할 게 없다"면서 방북설을 정면으로 부인하기보다 북중간 우호관계에 방점을 두면서 내달 시 주석 또는 중국 고위층의 방북설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아울러 주목할 점은 중국의 6자회담 수석 대표이자 조선족인 쿵쉬안유 부부장을 중국 관영매체가 집중 보도했다는 것이다.
중국이 최근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4자간 종전선언을 미국에 제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방북 등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협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쿵 부부장의 업적에 대해 호평한 것이다.
환구망(環球網)은 최근 조선족 출신인 쿵 부부장이 바쁜 행보를 보인다는 기사를 통해 "한반도 정세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해왔다"면서 "지난달에는 북한을 방문해 리용호 조선 외무상을 만나고 이달에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과 만나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세 차례나 방중했기에 시 주석의 연내 답방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면서 "중국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고 쿵쉬안유 부부장의 성과를 과시하는 것을 보면 시 주석 방북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 이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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