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伊 교량운영사 "강철로 새 다리 건설…구호기금에 6천억원"

입력 2018-08-22 03:31
붕괴 伊 교량운영사 "강철로 새 다리 건설…구호기금에 6천억원"

정부 "구호기금 4∼5배 올려야" 지적…새 다리 건설도 다른 회사 검토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43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탈리아 제노바 교량의 운영 회사가 8개월 안으로 강철 재질의 새 교량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리 소홀로 교량 붕괴를 초래했다는 거센 비판 속에 고속도로 운영권 박탈 위기에 처한 아우토스트라데 페르 리탈리아(이하 아우토스트라데)는 21일(현지시간) 사고 후 처음으로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우리는 모란디 다리의 재건을 위한 계획과 설계 활동에 착수했다"며 "이 작업에는 세계적인 회사와 시행사, 설계자가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어 "(무너지지 않고) 남아 있는 구조물을 해체한 뒤 최신 기술에 따라 철강으로 재건이 이뤄질 것"이라며 교량 재건설 작업은 당국의 허가를 얻은 즉시 시작돼 8개월가량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장교인 모란디 다리는 시멘트 인장 케이블 방식으로 건설돼 준공 직후부터 부식과 손상에 취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우토스트라데 이사회는 또한 이날 피해 보상기금 5억 유로(약 6천400억원)의 집행도 승인했다.

이 회사는 희생자들에 대한 국장이 치러진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와 유족 보상, 630명에 달하는 이재민들을 위한 새로운 정착 지원, 새 교량 건설, 대체 도로망 정비 등을 위해 이 같은 금액을 내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아우토스트라데로부터 고속도로 운영권을 회수하는 절차에 착수한 이탈리아 정부는 이 회사가 보상기금으로 제시한 금액이 너무 적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회견에서 "5억 유로는 많지 않은 액수"라며 "4∼5배는 규모를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콘테 총리는 또 아우토스트라데의 모회사인 사회간접자본(SOC) 관리회사 아틀란티아를 이번 참사와 관련해 처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틀란티아를 대신해 모란디 다리의 재건을 맡겠다는 다른 회사의 제안도 접수된 상황이라고 덧붙여 아우토스트라데와 아틀란티아에 또 다른 기회를 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아우토스트라데가 통행료만 챙긴 채 안전을 위해 응당해야 할 보수·관리를 소홀히 해 이번 참사가 일어났다고 비난하고 있다. 정부는 또한 민간에 운영·관리를 맡긴 고속도로를 국유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패션 기업 베네통이 최대주주인 아틀란티아의 주가는 이날은 밀라노 증시에서 2.5% 상승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14일 모란디 교량 붕괴 이후 그동안 27%가량 폭락했다.

아틀란티아가 거두는 수익의 약 3분의 2를 책임지고 있는 아우토스트라데는 이탈리아 전체 고속도로의 약 절반에 달하는 구간의 운영권을 쥐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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