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베네수엘라 난민 전원 남부·남동부로 이주 추진
"난민 보호·정착 지원"…유엔난민기구 협조 아래 이뤄질 가능성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는 북부 호라이마 주에서 지역 주민들이 베네수엘라 난민들을 공격하는 사건이 벌어진 이후 난민들을 모두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베네수엘라 난민들을 보호하고 정착을 돕기 위해 이들을 남부와 남동부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앞선 남부와 남동부 지역이 베네수엘라 난민들을 흡수하는 데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도 베네수엘라 난민 이주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정부는 유엔난민기구의 협조 아래 지난 4월 이후 820여 명을 상파울루 등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켰다.
앞서 지난 18일 호라이마 주 파카라이마 시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베네수엘라 난민들의 텐트를 불태우고 폭행을 가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후 임시 거주시설에서 쫓겨난 난민 1천200여 명이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긴급 각료회의를 열어 상황을 점검하고 파카라이마 시에 군인 120명과 자원봉사자 30여 명을 보내는 등 대책을 마련했으나 주민들이 추가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브라질 국경을 넘은 베네수엘라인은 13만 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브라질에서 새로운 삶을 찾고 있다.
브라질에 남은 베네수엘라인 대부분은 호라이마 주의 주도(州都)인 보아 비스타 시와 파카라이마 시 등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1만2천여 명의 소도시 파카라이마에서는 베네수엘라인들이 밀려들면서 큰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 시 당국은 보건과 교육 등 기초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잠시나마 국경이 폐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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