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펜싱장서도 '영미!'…강영미 "원조는 제가 못 따라가죠"
첫 출전에 '금' 찌른 에페 맏언니 "나도 예상 못 해…'정신적 지주' 엄마 고마워"
(자카르타=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장을 수놓았던 "영미!" 함성이 반년이 흘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번졌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이 열린 21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는 종일 "영미!"가 끊이지 않았다.
결승전까지 승승장구한 강영미(33·광주 서구청) 덕분이었다.
신아람(32·계룡시청) 등 에페 대표팀 선수는 물론 다른 종목 선수들도 모두 관중석에서 강영미에게 큰 목소리로 힘을 실었다.
응원의 힘을 받았는지 그는 준결승전에서 비비안 콩(홍콩)에게 막판 뒤집기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쑨이원(중국)과의 결승전 땐 관중석이 "영미 파이팅!"과 "자여우(加油·중국어로 '힘내라')로 양분됐다.
더 크게 울려 퍼진 '영미' 함성 속에 강영미는 초반부터 쑨이원을 몰아붙였고, 결국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강영미는 "1등까지는 할 줄 몰랐는데,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제가 관심받는 걸 좋아하는데, 응원이 크고 경기장 분위기가 좋아 힘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한 번의 '영미 신드롬'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말에 "원조는 제가 못 따라간다고 생각한다"며 너스레를 떨 정도로 그는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찾아온 가장 큰 기쁨을 오롯이 누렸다.
그렇다고 산전수전이 안 떠오를 수는 없었다.
'정신적 지주'로 표현한 어머니 최금선 씨를 떠올리며 "원래는 이기는 것만 좋아하셨는데, 이번엔 욕심 갖지 말고 아프지 말라고 하셨다"고 말할 땐 목소리가 떨리며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이제야 처음으로 메달, 그것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봤는데 그는 '마지막'을 얘기했다. "결혼했고 아이도 가져야 하니, 다음 아시안게임까지는 무리이지 않을까"라며 망설였다.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것 아니냐'고 묻자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하겠다"며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강영미는 준결승에서 동료 최인정(28·계룡시청)이 고배를 들어 결승 맞대결이 성사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며 "인정이 몫까지 제가 열심히 했다. 단체전에선 꼭 함께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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