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첨단 방공미사일 S-400 터키 공급 내년 시작할 것"
러 무기수출업체 사장 밝혀…미-터키 관계 악화의 또 다른 '뇌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터키에 대한 첨단 방공미사일 S-400 공급을 내년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러시아 방산 제품 수출입 중개 회사 '로스오보론엑스포르트' 사장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이 회사 사장 알렉산드르 미헤예프는 이날 모스크바 외곽에서 열린 국제무기전시회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터키에 대한 S-400 공급 계약은 합의된 기간에 이행될 것"이라면서 "2019년에 계약 이행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헤예프는 또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외국 파트너들과의 무기 거래 시 달러가 아닌 거래 당사국 통화를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터키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제 S-400 미사일 4개 포대분을 25억 달러(약 2조7천억 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4월 앙카라 정상회담에서 당초 2020년으로 돼 있던 S-400 공급 시기를 앞당기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그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S-400을 구매할 경우 나토 무기체계와 연계·호환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터키의 계획에 반대해 왔다.
특히 터키가 S-400 미사일을 구매할 경우 역시 터키가 미국에서 도입하려는 F-35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한 일부 미제 무기들의 보안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터키에 러시아제 미사일 도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말 미 상원 국방위원회를 통과한 '국방수권법안'(NDAA)은 터키의 S-400 도입 포기를 F-35 공급의 전제 조건으로 명시하고 터키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전투기를 공급하지 말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터키는 미 전투기 F-35 도입과 러시아 미사일 S-400 도입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두 계약이 모두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400 미사일 도입 건은 터키의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 억류 사건과 함께 미국-터키 관계를 최악 수준으로 악화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S-400은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 군용기 등을 모두 요격할 수 있는 고성능 첨단 미사일이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