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러 우크라 영화감독 센초프 단식 100일째…"사면 난망"

입력 2018-08-21 18:58
反러 우크라 영화감독 센초프 단식 100일째…"사면 난망"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반대 활동하다 체포돼 테러죄로 20년형

북극 감옥서 단식투쟁해 건강악화…크렘린, 어머니 사면 요청도 거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테러 죄로 러시아 북극 지역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우크라이나 출신 영화감독 올렉 센초프(42)의 단식 투쟁이 21일(현지시간)로 100일째를 맞았다.

오랜 단식으로 센초프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고 서방이 그의 석방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 당국은 그를 석방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센초프의 사촌은 지난주 AFP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센초프가 희망을 잃어가고 있으며 최근 편지에선 '끝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가 석방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고 있고 단식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었다.

사촌은 "센초프는 분당 40회의 아주 약한 심장박동 수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는 심장이 아프고 몸이 약하다고 토로하고 있고 힘을 아끼기 위해 자주 일어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몸무게도 17kg이나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센초프는 단식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중순부터 자신과 러시아에 투옥 중인 모든 우크라이나 정치범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센초프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을 병합한 뒤 현지에 있는 친러 정당 사무실에 방화를 하려 한 혐의 등으로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의 군사법원은 2015년 8월 센초프가 크림에서 유격대를 조직하고 테러 행위를 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그에게 20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 판결에 대해 국제사면위원회는 '스탈린주의'라고 맹렬히 비난했고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미국 등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지만, 판결을 뒤집진 못했다.

이후 센초프는 여러 교도소를 거쳐 북극해에 면한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은 물론 세계 유명 영화계 인사들까지 나서 그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지만 러시아 정부는 그러한 요청을 들어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센초프를 포함한 복역수 교환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센초프의 어머니인 류드밀라는 지난 6월 푸틴 대통령에게 아들의 사면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묵묵부답이던 크렘린궁은 뒤늦게 이달 중순 류드밀라에게 보낸 서한에서 "사면 절차는 복역수가 직접 교정기관을 통해 러시아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요청해야 시작된다"면서 센초프가 직접 사면을 요청하지 않은 이상 절차가 시작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언론은 이를 사면 거부로 해석했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 6월 초 센초프가 정치적 활동이나 예술 활동이 아니라 테러 공격을 계획하다 체포됐다는 취지로 말해 사면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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