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열매' 아로니아 폭염에 생산량 급감…재배농가 울상
분말 아로니아 수입 급증, 가격 하락 '설상가상'
(단양=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폭염이라 생산량도 떨어졌는데 수입물량까지 늘면서 시장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왕의 열매'로 알려진 아로니아를 재배하는 충북 단양 농가들이 폭염으로 인한 생산량 급감과 가격 하락의 이중고 속에 울상을 짓고 있다.
단양군은 올해 아로니아를 재배하는 지역 농가 375 농가 128ha에서 700t가량을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에 생산한 872t보다 19.7%(172t) 줄어든 것이다.
단양군 관계자는 "폭염과 가뭄이 겹친 탓에 아로니아 작황이 나쁘다"고 분석했다.
생산 농가를 괴롭히는 건 폭염뿐만이 아니다.
수입산 아로니아 물량이 늘면서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홍용식 단양군아로니아 생산자협의회장은 "국내에 알려진 초창기만 해도 그런대로 수익이 유지됐으나 저렴한 수입산이 가공식품 형태로 시장에 들어오면서 아로니아 판로가 막혀 버렸다"고 말했다.
게다가 전국적으로 아로니아를 재배하는 농가가 급속히 늘면서 과잉 공급된 영향도 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아로니아를 재배하는 지자체로부터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아로니아 재배농가 수는 2015년 2천852호, 2016년 3천656호, 지난해 4천753호로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양군 아로니아가공센터는 2013년 가동 이후 재고가 발생한 적이 없지만, 작년에는 50t의 재고가 발생했다.
그나마 단양은 저장시설을 갖춰 재고를 가공식품으로 만들 수 있지만 다른 지역 농민들은 보관조차 할 수 없어 수확을 포기한 채 아로니아를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홍 회장은 "정부가 어려움에 부닥친 아로니아 농가를 지원할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아메리카 동부가 원산지인 아로니아는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 함유량이 자연계 식물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혈관 질환과 암, 중금속 해독, 당뇨를 비롯한 성인병 등에 효능이 있어 '왕의 열매'라는 애칭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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