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유치원 어린이들 'IS 복장 퍼레이드' 논란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한 유치원 어린이들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대원들을 연상시키는 복장을 한 채 퍼레이드를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동(東) 자바 주 프로볼링고 시의 '카르티카 V-69' 유치원 관계자들은 지난 17일 원생들과 함께 인도네시아 독립 73주년 기념 퍼레이드에 참석했다.
문제는 일부 원생에게 제공된 옷과 소품이었다.
눈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중동풍의 검은 옷을 입고, 모형 AK소총을 든 모습이 영락없이 IS 대원들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이 유치원은 '알라에 대한 신앙과 헌신을 높이기 위한 선지자의 고난'을 테마로 이번 퍼레이드를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를 중심으로 거센 비난이 일자 경찰은 유치원 원장을 소환해 논란을 해명하도록 했다.
이 유치원의 카르티카 V. 하르타틱 원장은 경찰에서 "창고에 있던 옷가지와 소품을 재활용하다 문제가 생겼을 뿐 (어린이들에게) 폭력적 성향을 주입하려는 등의 의도는 단연코 없었다"면서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이번 논란을 해프닝으로 간주해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
2억6천만 인구의 87%가 이슬람을 믿는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국인 인도네시아는 다른 종교와 문화에 관용적인 온건 이슬람 국가로 분류되지만, 최근 들어 원리주의와 종교적 배타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6월 동 자바 주 수라바야에서 IS 추종자들이 아내와 자녀 등 일가족을 이끌고 교회와 성당, 경찰본부 등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하는 등 테러도 잇따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러한 움직임이 '다양성 속의 통합'이란 자국의 건국이념에 어긋난다면서 극단주의 무슬림 단체를 강제해산하는 등 강경 대응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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