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중형급 태풍 '솔릭' 한반도 관통 가능성에 철저 대비를

입력 2018-08-20 17:11
수정 2018-08-20 17:17
[연합시론] 중형급 태풍 '솔릭' 한반도 관통 가능성에 철저 대비를

(서울=연합뉴스)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로 접근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 태풍이 6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할 수도 있다고 한다. 나흘 전 괌 부근에서 발생한 솔릭은 기상청 예보대로라면 22일 오전 제주 서귀포 남쪽 해상을 거쳐 23일 오전 9시께 전남 목포 북북동 쪽 육상을 지난다. 이후 한반도를 관통해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24일 오전에 함북 청진 동남동 쪽 해안으로 빠져나간다. 다만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에 따라 한반도를 가르지 않고 서해안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20일 오전 9시 현재로 강한 중형급 태풍(중심기압 960hPa, 최대풍속 39m/s)으로 크기를 키운 솔릭은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하고 있다. 더욱이 28℃ 안팎으로 데워진 고수온 해역을 따라 이동하면서 세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기상청도 이번 태풍이 정확히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전망한 것도 걱정을 더 한다. 현재로는 일본 쪽에 자리 잡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태풍을 서해 쪽으로 밀어내길 바랄 수밖에 없지만, 한반도를 관통하면 그 피해는 매우 심각할 것 같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올여름 역대 전국 최고기온을 갈아치우고 장기간 열대야가 이어지는 재난 수준의 폭염으로 홍역을 치렀다. 지난 15일까지 전국에서 온열 질환으로 숨진 사람이 48명으로 예년의 4∼5배에 달했고, 3천여 농가에서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도 570만 마리가 넘었다. 과일, 채소, 특작물 등 농작물 피해 면적이 2천908㏊에 달했고 남서해안 양식어류 수백만 마리가 폐사했다. 이런 폭염 피해로 수급의 차질이 빚어지면서 폭염 피해가 큰 고랭지 배추와 무, 수박 등의 값이 폭등해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농어민들에겐 폭염 피해의 시름에서 채 벗어나지도 상황에서 태풍으로 추가 피해가 생긴다면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솔릭이 한반도에 상륙하면 논밭이 쩍쩍 갈라지게 하는 가뭄을 해갈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폭우와 강풍으로 농작물이 물에 잠기고, 도로가 끊기고, 시설물이 무너지는 등의 태풍 피해가 훨씬 더 크리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기상청 관계자도 "사실상 6년 만의 관통인 데다 결코 약한 태풍이 아니어서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재 당국은 재해를 당한 뒤에 허둥지둥 대책을 세우는 것보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길 바란다. 또 올여름 폭염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모든 재난 때는 빈곤층이나 노약자, 농어민 등 취약계층의 피해가 가장 크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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